지나가는 생각들
아시아 모든 국가가 지금 같은 시계를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단지 숫자만 크게 다를 뿐이지요. 석유자원을 두고 올리는 글입니다.
일본의 경우 254일의 비축량이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준비된 국가지요. 1973년 석유 금수 조치라는 치욕을 겪은 후 비축량을 구축했으며, 이후 50년간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 왔습니다. 정유사들은 비축량 방출을 요청 중이지만 정부는 아직은 아니라고 하고 있답니다.
중국의 경우 국내 운영에 실질적 제약이 발생하기까지 약 10일 남았다고 합니다. 보유량을 보호하기 위해 오늘 이미 디젤 및 가솔린 수출을 중단했다지요? 중국도 어쨌거나 6개월에서 9개월간의 자원이 비축되어 있고, oil tanker 들이 공해상에서 원유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준비해 오고 있었습니다 - 오래 전부터 말이지요.
인도의 경우 산업용 가스 공급을 10~30% 감축한 상태입니다. 예상치가 아니라 오늘 바로 실행된 조치입니다.
대한민국...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하루 160만 배럴을 수입하지만, 이제 그 파이프라인은 없어진 것이나 다름 없지요. Al Jazeera 에서는 한국의 LNG 비축량이 9일치라고 하며, 아시아 관련 뉴스에는 한국이야기만 올라옵니다. 다만 한국정부는 30일치가 있다고 하지요. 원유 비축량? 모를 일입니다. 참고로 일본은 3주치 LNG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LPG 의 경우 미국에서 수입하지만 미국이 자국우선방침을 앞세운다면?
파키스탄: 전략적 비축량 없습니다.
방글라데시: 전략적 비축량 없습니다.
이것이 집계된 숫자가 가리는 핵심입니다. 분석가들이 아시아가 공급 차질을 맞을 것이라고 말할 때, 그들은 일본의 254일 분 대비와 파키스탄의 0일 분 대비를 평균화하여 중간 수준의 우려를 주는 지역적 위기라고 규정한다고 하지요? 이는 하나의 위기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속도로 동시에 발생하는 열두 개의 서로 다른 위기지요.
비축량을 보유한 국가들은 순차적으로 자원을 방출할 것이며, 각 방출은 일종의 가격 신호를 보내 완충 계층 구조에서 그 아래에 위치한 국가들의 위기를 가속화할 것입니다. 일본이 방출하면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하지만 방출이 끝나면 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겠지요. 그 다음 국가가 비축량을 방출하면 이와 같은 동일한 가격패턴이 반복됩니다. 이러다 보면 완충 장치를 보유한 국가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되겠지요.
이게 바로 연쇄적 메커니즘으로, 에너지 경제학에서는 위와 같은 상황을 이렇게 명명하고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지속적인 공급 충격 하에서의 전략적 비축량 고갈이라고 부릅니다. 이 규모로 마지막으로 비슷한 경우가 발생한 것은 1973년이었습니다. 그 결과 1974년 세계적 경기 침체와 서구 에너지 정책의 전면적 재편으로 이어졌지요.
일본은 1973년 사태를 계기로 254일치 비축량을 구축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미국-이란전쟁 7일차에 이미 비축량 사용 요청이 들어왔으니, 문제지요.
무서운 점은, 모든 사람들 및 모든 국가가 제3차 세계적 분쟁의 가능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대표자/지도자들은 중요하지 않은 일에 바쁘게 매달려 자국을 자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모든 국가들은 사기, 부정, 돈세탁, 관료주의, 느린 진전, 자기들만의 작은 세계에 갇혀 있을 뿐입니다. 이제 위기가 문 앞에 다가왔는데 그들은 조금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어떤 일도 우선순위로 삼지 않았습니다. 이는 지구상 모든 국가의 준비 부족을 보여줍니다. 제1세계든 제3세계든 상관없이, 모두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지요.
위의 이야기는 아시아에만 국한된 것입니다만, 더 무서운 점은 LNG 의 경우 유럽이 여기에 포함되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1973년의 교훈을 얻어 254일 분량을 그나마 보유하고 있고, 독일도 1973년의 교훈을 얻어 러시아로 가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했지만, 그렇게도 러시아는 비난하더니 지금은 그 파이프라인은 굳게 닫힌 상태입니다. 워싱턴에 전화 한 통 걸어 미국산 LNG 공급이 계속되길 바랄 뿐 달리 할 일이 없습니다. 러시아가 유럽에 제공할 이유는 이제 없어진 지 오래지요. 오늘 푸틴이 유럽국가 중 이란을 공격하는 경우 해당 국가에게는 LNG 등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카타르는 이미 공급이 중단된 상태에 더해 대체 계획도 없습니다. 미국이 국내 LNG 공급을 우선시하기로 결정한다면, 독일은 탱크에 아무것도 채우지 못한 채 한국과 일본 뒤에 줄을 서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미국관점의 뉴스만 올리는군요.
- March 05,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