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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Aug 31. 2021

영어학원/출강교육의 이면 #2

지나가는 생각들

(지난 에피소드에서 계속)


2000년대 초반 국내 최대의 영어학원의 (기업고객 대상) 출강 사업부에서 프로그램 및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만들고 200여 명이 넘는 강사님들을 관리하고 운영했던 관리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2000년대 중반부터 저를 포함한 세 명이 창립한 기업고객 대상 출강 사업체를 지금까지도 운영하는 매니징 파트너의 입장으로, 영어 출강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해 드리고자 합니다. 해가 갈수록 그 quality 가 나아지지 않고 나빠지는 점과, 이와는 반대로 비용은 높아져만 가는 현실을 반영하여 학원/출강교육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가며, 지난 2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직접 경험한 사실에 바탕한 이야기임을 알려드립니다. 다만 누구라도 어느 주제와 관련된 사실을 알려주는 경우라도 이것이 전체를 대변하지 않음은 당연하겠지요.


문제점 2: 강사 선택시 실수


한국사람으로 영어를 후회없이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1) 언어적 천재로 태어나기, 또는 (2) 현지에서 먹고살면서 (공부/유학목적이 아닌) 15년이상 살기.


이렇기에 영어학원을 가거나 회사 등에서 제공하는 과정에 참석해서 다양한 시도를 합니다. 학생과 영어 사이에서 매개체가 되는 요소가 (1) 강사 and/or (2) 교재 (시청각교재 포함) 지요. 교재로 영어를 잘 할수는 없습니다. Speaking, listening, reading, writing, and culture 의 다섯가지 요소들 중 교재로 가능한 부분은 고작 listening, reading, writing 정도니까요. 사실 이것도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거기에 나머지 두 요소인 speaking and cultural aspects 는 책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시청각교재 (ex: Youtube) 도 한도가 있지요. 결국 사람과의 interaction 이 필요한데, 그렇기에 강사님이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인영어 강사님들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기업출강의 경우 선택이 없을 수 있지만, 요청은 할 수 있겠지요?


1. 우선 남자는 남자선생님으로부터, 여자는 여자선생님으로부터 수업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나 speaking 은 목소리 및 발성에 있어 성별차이가 뚜렷하고, 용어의 사용 등 대부분의 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 차이때문에라도 같은 gender 의 선생님으로부터 배워야 합니다.


고객사 수업에 배치할 선생님을 찾는 과정에서 자주 경험하는 일이 있는데, 교육팀의 강사관련 요청 중 가능하면 여자강사님으로 찾아달라는 것입니다. 임원수업의 경우는 이런 요청을 더 자주 받습니다. 이유는 아시겠지요? 학생들이 제대로 배울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이겠지요.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보통 요청대로 해 줍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의 경우 이런 반은 6개월 후 해체됩니다.


그리고 말이 너무 빠른 사람은 피하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영화를 통해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분들에게도 적용됩니다.


2. 왠만하면 연령이 있는 선생님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특히 업무영어 수업의 경우 더 그러한데, 20대 선생님은 그저 chit chat (잡담) 의 목적이 아닌 이상 찾지 마시기 바랍니다. 연륜이 있고 경험이 적당한 분으로 시작해서 섭외하시면 패할 확율이 낮습니다. 30-40대가 가장 좋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사와 업무에 균형이 있고, 일상/전문적인 지식 또한 상대적으로 많고 높아서 이런 부분이 언어수업과정 중 배어나오더군요.


3. 한국어를 구사하는 교포 1.5세/2세가 native speaker 보다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열리지도 않는 귀를 믿고 마냥 native speaker 선생님들만 보고 앉아 있으면 ROI 가 낮습니다.  이중언어를 하는 선생님과 처음부터 약속을 한 후 (수업 중 두 번정도는 한국어로 물어보거나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등) 수업을 수월하게 진행하는 방법이, 아예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귀가 열리기만 바랄 수는 없지요 (단, 혼자 하는 서식공부에서는 다릅니다: 절대로 한국어 사전이나 설명을 찾으시면 안 됩니다).


4. 강사님이 한국에 대한 호감/존중할 자세를 갖추었는지 확인하세요.

주관적인 경험에 의한 생각이지만, 한국 내 영어수업을 하시는 선생님들 중 한국에 대해 호감 및 한국을 존중하는 분들은 대략 40% 정도 됩니다. Native speaker 선생님들의 경우입니다. 교포 1.5세/2세 선생님들은 70% 정도 되더군요. 즉, 사람됨을 잘 보셔야 합니다. 모욕적인 태도를 간혹이라도 보이는 사람에게는 배울 것이 없습니다. It's toxic.


5. 자기 교재가 있고 이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선생님이 월등합니다.

강사 입장에서는 시중교재를 가르치는 과정이 아주 쉽습니다. 그냥 가서 기계처럼 수행하면 끝. 쉽게 버는 4만원 ~ 8만원/시간당 입니다. 자기 교재가 있는 사람은 다릅니다. 그냥 아주 다릅니다.


6. TED 또는 Youtube 와 같은 류의 자료만을 수업에 사용하는 선생님은 no.

자기 교재도 없이, 겉보기에는 꽤 멋진 TED 등 또는 증권사 영문자료, 경제자료 등의 fancy 한 자료들을 front liner 로 세우고 듣기연습 또는 업무영어 등을 가르치려는 선생님들은 일단은 no no 입니다. 물론 그런 구체적인 것을 배우는 과정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중급 업무영어 회화시간에 이를 주무기로 사용한다면 겁주기를 통한 강사의 능력을 (사실 능력도 아닌 허구를) 증명하고자 하는 노력일 뿐 아무것도 아닌 경우를 많이 봅니다.




불행하게도 많은 경우 학원이나 기업출강업체에서는 이렇게 세부적으로 보지 않고, - 어느 날 몇시에 수업이 있는데, 가능한 선생님? 연락주세요 - 라는 식으로 강사배치를 합니다. 문제지요.


한국어를 외국인 누군가에게 가르쳐야 할 때 생각나는 주변 사람이 있으시지요? 왜 그 사람이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잘 가르칠것이라는 생각을 하셨는지, 그 근거와 잣대로 영어선생님을 고르신다면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 에피소드는 여러분들, 즉 학생들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Con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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