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또는 30대 '젊은이'들은 전혀 모르는 이름이겠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중년 및 장년 분들은 아직도 이 분을 기억할 것입니다. 영화를 보는 것이 제 취미라, 주변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분을 기억하는지 묻곤 하는데, 제 또래 한국사람들도 이 분을 명확하게는 기억하지 못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금요일 밤 TV에 30초 정도 나오셔서 주말의 영화를 소개하시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그때 듣기에도 짧았다는 느낌이었지만 매우 예리한 영화평론을 해 준 분이었지요.
KBS “명화극장”의 해설자로 “놓치면 아까운 영화”를 강조하시던 검은 뿔테의 모습, 그리고 엉터리 영화에 대해서는 독설까지 아끼지 않았던 “열정의 로맨티시스트”라고들 하지요.
요즘 스포츠, 영화계, 미술계 들을 보면, 평론가가 꽤나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이 평론을 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정영일 평론가가 자꾸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듯. 저는 그래서인지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말을 아주 깊이 믿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래는 인터넷에서 그분에 대한 글입니다.
“정영일.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검은 안경테 안에서 소년처럼 빛나던 눈빛, 넥타이를 매지 않은 수수한 차림의 매무새뿐 아니라, KBS <명화극장> 해설자로 나와 “놓치면 안 될 영화”를 강조하던 낭랑한 목소리도 떠오를 것이다. <사랑방 중계>에서 원종배 아나운서와 호흡이 맞던 모습도 생생할 것이다. 그는 30년 가까이 언론에 몸 담았지만 한 번도 영화를 떠나 본 적이 없는 영화인이자, 자신의 개성을 한껏 담은 날카로운 평문으로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은 스타일리스트였다. 예전의 평문들을 지금 다시 읽어봐도 문장에 리듬이 실렸을 뿐 아니라 행간에서 스크린을 꿰뚫어 보는 그의 예리한 안목과 해박한 상식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