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영화들
이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1998)"와 2004년작 미니시리즈 "12월의 열대야"를 자주 비교하게 됩니다.
우선 공통점이 여럿 존재합니다. 첫 번째로 제목의 구성이 비슷합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가 있을 수 없듯이, "12월의 열대야"도 있을 수 없지요. 두 번째로 이 이야기들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두 남자들의 이야기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두 남자는 모두 삶을 일찍 그리고 비극적으로 마감합니다. 기적은 없었지요.
차이점들 또한 존재합니다. 여기서 이 두 작품이 갈라지게 됩니다: 하나는 명작으로, 또 하나는 졸작으로. 우선 "8월의 크리스마스"는 극도로 절제된 사랑이 있습니다. 20대 초반의 김다림 (심은하)을 향한 30대 중/후반의 유정원 (한석규)의 사랑이 그러하지요. 반면 "12월의 열대야"에서는 이런 절제함은 커녕 극도로 육체적입니다. 오영심 (엄정화) 이 몸까지 주며 박정우 (김남진)를 사랑했다는 결말이지만, 결국은 외도입니다. 다만 이를 동정으로 포장하고 또 포장한 후 멋진 soundtrack ("포지션"의 미루나무 - 라는 노래가 참 애절하게 마음을 찢어놓았었지요)으로 sugarcoating을 했기에 그렇게 지저분하게 보이지 않았었겠지요. 배우 신성우 씨의 mystic 한 존재감도 좋았었지만, 결국은 그도 불륜의 한 요소였을 뿐 더도 덜도 아니었지요.
너무나도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유정원이 다림에 대한 육체적인 감정이 없지는 않았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다림의 앞날들, 그리고 그것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마음속에 선이 살아있는 남자였기에 그저 몸이 가는대로 행하지 않았지요.
그리고 이 영화의 여러 장면들과 대화들... 절제된 사랑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각자의 현실에서 경험을 하셨을 듯합니다. 저도 그랬었지요. 모두에게 공감을 일으킨 영화지만 또한 참 개인적인 작품이기도 하기에 저의 추가적인 평을 쓰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좋아하는 장면들과 영상들을 영화의 시간 순서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정원과 다림의 두 번째 만남
정원과 다림, 스쿠터를 같이 타다
먼 거리에서 다림을 바라보는 정원
8월의 추억을 담고 있는 크리스마스
-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