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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Oct 31. 2021

"한국하고 핼로윈하고 뭔 상관???"

지나가는 생각들


아마도 중국 문화권에 속했던 국가에서는 동짓날을 새는 듯합니다. 이 날의 근원에 대해 인용하면 “공공씨라는 사람의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 역귀가 되었다. 그 아들이 생전에 팥을 몹시 두려워했으므로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역질 귀신을 쫓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서양문화권에서는 이와 비슷한 Halloween 이 있지요. 하지만 동짓날보다 더 어처구니없는 기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All Souls Day 라는 날이 있습니다. 이 날인 11월 1일입니다. 그리고 All Saints Day는 11월 2일이지요. 참 어이없는 이 두 날은 (TRC) 로마 가톨릭에 의해 지금까지도 행해지고 있습니다. 이 날(들)은 사실 고대 로마의 여신들 중 하나인 포모나 (Pomona)를 기리는 날이랍니다. 포모나는 로마 여신의 이름으로 11월 초에 이 여신을 기리기 위해  축제가 열려 왔지요. 이 날이 현대 핼러윈의 발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논리가 가장 설득력이 있답니다. 이 로마의 여신 Pomona는 풍요, 수확 및 과일, 특히 사과와 견과류와 관련이 있으며, 그녀의 남편은 계절의 변화와 관련된 신 Vertumnus였다는군요.



포모나 축제는 11월 1일경에 열립니다. 축제 기간 동안 과거 로마인들은 물과 불의 신들이 농작물을 파괴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견과류와 사과를 제물로 바쳤다는군요. 수세기에 걸친 로마인과 켈트인이 지금의 잉글랜드, 웨일스, 프랑스에 해당하는 지역에 나란히 살았기 때문에 포모나 축제의 측면이 켈트족의 삼하인 축제에 영향을 미치고 현대적인 명절인 핼러윈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우연일까요? 핼러윈 전통에는 견과류나 사과가 포함되어 있으며, 사과 사이다는 북미의 휴일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apple bobbing이라는 놀이 (또는 행사)는 아직까지도 핼러윈 파티에서 인기 있는 게임으로 남아 있습니다.



귀신의 날인 핼로윈, 그리고 TRC 로마 가톨릭이 정기 행사로 기리는 All Saints Day (and All Souls Day: purgatory에 있는 죽은 자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날: 한 번 죽으면 두 갈래로 나뉜다는 성경의 말씀은 TRC 에게는 그저 무시되는군요), 그리고 사과 먹기 게임 - 에덴동산의 선악과를 상징한다는 그 과일을 입을 사용하여 물어내는 게임을 통해 마치 사탄이 사람을 유혹한 그 사건 - 선악의 진실을 이 날에 알게 된다는 의미를 은근히 부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지금의 미국인들과 영국인들도 아마 대부분 모르고 있을 이 날의 추한 역사입니다. 어쨌건간에 만약 서양인들이 동짓날에 우리와 비슷한 행동을 하고 우리들보다 더 호들갑을 떤다면 어떨까요? 아마 이런 표정을 짓지 않을까 합니다.



"너네들이 뭘 안다고 이 짓들이니?"라는 표정이겠지요 (그들조차도 잘 모르는 이 날의 풍습이지만). 한국에서 주재하는 미국인들 (대사관 및 평택 쪽 사람들) 중 한국 명절 때 특별한 이유도 없이 호들갑 떠는 모습들을 간간히 볼 때마다 이런 행동들이 문화적 동화를 위한 노력들인지, 아니면 그저 재미로 그러는지 궁금해집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결코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한국에서 언제부터 핼로윈을 지내는지 모르지만 꽤 되는 듯합니다. 아마도 15년 전쯤부터였던 것으로 추측되는데, 길가에, 이태원에, 강남 등에 나와서 흐느적거리는 젊은 20대들과 (심지어는 30대들도 보이더군요) 학원 선생들이 하라고 해서 집집마다 "Trick or treat!" 하며 다니는 어린애들을 보면 한심하다 못해 경멸감까지 듭니다. 좋은 문화라면 모를까, 그래도 남의 문화를 뭐 이리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나다니는지 이해가 하나도 안 됩니다.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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