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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Dec 31. 2021

December 31, 2021

지나가는 생각들

#1

오전 뉴스를 통해 한국 정부에서 미백신자들에 대한 백신 패스 적용을 2022년 1월 16일부터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형마켓과 백화점에 출입이 금지된다는 소식. 어이가 없음이,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마스크 기피현상의 결과로 (접종자나 미접종자나 마찬가지로) 바이러스가 퍼져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이런 사람들이 아닌, 아마도 99% 가 넘는 거의 대부분이 마스크를 철저히 쓰고 다니고, 그리고 한국 미접종자들의 경우 식당 및 카페에도 가지 못하는 이미 활동반경이 극도로 좁아져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바이러스는 지난 한 달 동안 오히려 더 많이 퍼져나간 것으로 이해가 되는데, 어찌 이런 정책을 내놓은 것인지? 이해하려 해도 할 수 없는 괴이한 정책의 연속이라는 생각뿐이다.


#2

중고상품을 팔기 위해 시흥에서 오는 어느 남자와 오후 6시에 약속을 잡았다. 중고시장에 지난주에 올린 30여 년 된 SONY stereo component를 사고 싶다는 이 사람, 결국은 7시 15분이 돼서야 도착했다. 물론 오는 길에 간간히 문자와 전화를 통해 교통이 막혀서 늦는다고 여러 차례 알려주긴 했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기에 내 기분은 이미 상당히 불쾌한 상태 - 하지만 내 눈앞에 나타난 그 사람은 60세 중반의, 인상이 아주 좋은 사람이었다.


꽤 오래된 Mercedes Benz를 타고 온 그는 주차를 한 후 내가 가져온 상품들을 찬찬히 살펴본 후 이미 동의한 액수를 지불하고 그의 차 트렁크에 스피커 2개와 앰프, 그리고 턴테이블 등을 하나씩 내 차에서 옮겨 넣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짐들을 옮겨 담은 후 그저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가 예전 30대였을 때는 전파상을 운영했었고, 대기업 전자기기 서비스센터들이 들어서면서 그도 다른 전파상 주인들처럼 가게 문을 닫게 되었고, 그 이후 2000년대 초반 식품회사를 시작하여 지금은 안정적인 상태라고 했다.


이렇게 오래된 상품들을 구입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의 대답은 이랬다: 예전 좋아서 시작했던 전파상 일들을 잊지 못해 식품회사가 안정적인 수준에 도달한 후부터 그는 구할 수 있는 대로 예전 전자기기들을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모은 전자기기가 지금은 60평 사무실에 가득하다고 하며 이들을 찍은 사진 몇 장을 내게 보여주었다. 미국에서도 보기 어려운 골동품들도 많이 있었고, 언젠가는 구해서 배워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HAM 도 여러 대가 보였다. HAM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세상의 마지막'에 대해 이야기가 이어졌고, 그러던 중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어졌다. 이야기를 더 해 보니 그는 미접종자였고, 나도 그와 같다는 말을 들은 후 그는 그의 이야기에 더 열정적으로 집중하고 내게 그의 생각들을 알려주었다. 2016년작 Cell 이란 영화를 그도 보았고, 나도 보았으니, vaccine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그와 내가 이 주제에 대해 20분간 열정적인 대화를 나눈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집에 있는 파브 홈시어터를 그에게 직접 가져다주기로 약속하고 그와 헤어졌다. 왠지 다음 주에 가서 이 60대 후반의 노인을 만나는 일, 그리고 그가 수집한 음향기기들을 볼 수 있게 된 것과, 그가 타고 온 오래된 Mercedes, 그리고 세상에 대해 그리고 작금의 미친 상황에 대해 나와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는 사실에 어처구니없던 오전의 뉴스가 밤 11시를 넘어가고 있는 지금, 조금은 덜 신경이 쓰이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참 괴이했던 한 해 마지막 날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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