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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Jan 25. 2022

추억거리는 만들지 말자

지나가는 생각들

2011년작 Another Earth 에는 죽은 아내와 아이의 추억을 간직하고자 그들이 평소에 입던 옷을 세탁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남자가 나옵니다. 그렇게 소중하게 간직하던 그 옷들, 가족의 체취가 남은 옷들이 Rhoda (Brit Marling 역) 의 실수로 세탁된 것을 알게 되자 이 남자는 거의 미친 듯 화를 내지요.


관계는 어떻게라도 끝나게 되지요. 그저 관심이 멀어지면서 끝나기도 하고, 이해관계가 틀어져서 회복이 어렵게 되어 끝나기도 합니다. 좋은 마무리로 아름답게 정리되는 이별이 있기도 하며, 죽음을 통해 관계가 끝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별 후에도 그 사람과 같이 다녔던 길, 가게들, 그리고 그 때 그 날씨와 분위기는 기억에 남아 우리를 괴롭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괴로움이 나쁜 경험에 의한 것이라면 어쩔 수 없으나, 소중했던 사람과의 추억으로 인한 그리움에서 발생된 괴로움이라면 이야기는 전자와 다르겠지요. 그저 눈을 꾹 감고 잊고자 하는 나쁜 추억은 이렇게나 저렇게나 넘겨가면서 이길 수 있으나, 그리움에 생긴 괴로움은 이길 수가 없습니다.


추억거리는 만들지 않는 편이 좋다는 생각이 요즘은 더 강하게 듭니다.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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