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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Apr 12. 2022

"Going Home"

지나가는 생각들


지난주 목요일에 떠난 서울 - 지금은 going home 이 아닌, 뉴욕에 왔습니다. 집에 온 것이지요. 지난해 말부터 한국에 거주했기에 이번 귀환이 다른 때보다 이러한 감정들이 더 느껴지는 것이겠지요. 집이라는 단어보다는 고향에 왔다는 말이 가장 그 의미에 있어 가까울 듯합니다. 하지만 고향이라는 단어마저도 형언하기 어려운 안도감과 평안함, 그리고 심지어 자유까지 느낍니다. '고향'이라는 단어가 그나마 이런 마음의 상태를 조금이나마 반영한다고 하지만, "home"이라는 단어가 함축한 의미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한국에 비해 다른 점들을 여전히 느낍니다. 이런 요소들이 home 이 주는 독특한 것들이겠지요. 공기가 다릅니다. 햇살도 다르지요. 이제는 사람들도 어디를 가나 상당히 많이 동화되었다고 하고 과거 1980년대, 90년대 그리고 2010년대에 비하면 많이 변한 New Yorker 들이라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다릅니다. 냄새 - 참 다양한 식당에서 풍겨 나오는 음식들로부터 맡을 수 있는 냄새나 길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deli-grocery 가게에서 파는 참 많은 꽃들의 향기일 수도 있고, 뉴욕 지하철이 주는 결코 좋을 수 없는 냄새조차도 -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들리지 않던 새소리도 다시 접하게 되어 참 흥겹고, 뉴욕 및 뉴저지 어느 동네에서나 볼 수 있는 크고 울창한 나무들이 반가우며, 도시에서도 심심치 않게 모습을 드러내는 다람쥐들도 한국과는 다릅니다 - 매우 다릅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관광객들도 느낄 수 있는 것들이지만, 그들에게는 이 도시에 와서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하게 되는 이러한 모든 것들이 그들의 고향이 주는 느낌은 아니겠지요. 하루가 멀다 하고 예전의 이미지가 사라져 가고 새로운 것들이 세워지는 "Dynamic Korea" 같지 않은 뉴욕 - 30년 전의 모습이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뉴욕이 "세계 최고의 도시"라는 평판에 어울리지 않게 더디게 변하고 있지만 이에 고마운 것이,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고스란히 떠올릴 수 있고, 때로는 그때처럼 다시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세계 최고의 도시들이 가진 장점이기도 하지요.


예전에 가수 윤수일 님이 "제2의 고향"이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가사가 이렇게 흘러가지요: "사방을 몇 바퀴 아무리 돌아봐도 보이는 건 싸늘한 콘크리트 빌딩 숲 - 정 둘 곳 찾아봐도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나에겐 제2의 고향" - 제가 태어난 곳이지만, 한국은 오래전부터 제2의 고향입니다. 하지만 윤수일 님의 노래 가사가 주는 그런 의미의 '제2의 고향'은 아님이, 제게 있어 그곳에는 짙은 애증이 배어 있습니다.


집에 온 느낌을 John Denver의 노래 한 곡의 가사를 올려보렵니다. 농장 (farm)이라는 단어를 도시 (city)로 바꾸어봅니다:


Hey, it's good to be back home again,

you know it is

Sometimes this old city

feels like a long lost friend

Hey, it's good to be back home again

I said, hey,

it's good to be back home again


https://www.youtube.com/watch?v=wPndmL6HfIs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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