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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Jun 08. 2022

"그대에게"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


가수 변진섭 님이 가창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그의 노래들은 - 그의 목소리가 가진 음색때문일까요? - 깔끔하고 더 나아가서는 솔직하게 들립니다. 고음이 이 분에게도 쉽지 않은 듯 하지만 일반인들이 따라하기 참 좋고, 그가 풍기는 이미지 또한 깔끔하지요.


이 노래 "그대에게" 를 처음 들었을 때도 역시 New York 이었습니다. 1991년 봄이었지요. 5월이었습니다. "1991년, 그 푸르렀던 5월 (https://brunch.co.kr/@acacia1972/92)" 시리즈에 올린 주인공과 관련이 있는 노래지요. 어느 날 차를 같이 타고 가던 중 그 애가 한국 가요가 있으면 들려달라고 했던 날, 이 노래를 틀어 주었습니다. 노래가 흘러나오고, 그 애와 저는 Bayside Avenue 를 달리면서 열어놓은 sunroof 를 통해 내비치는 5월의 햇살을 온전히 느끼며 노래속에 빠져들었던 추억입니다. 한국어가 무척이나 어려웠던 그 애가 열심히 하지만 매우 조심스럽고 나즈막하게 이 노래를 따라부르던 사랑스럽던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지요.


아침 햇살에 눈이 부셔요  

새들은 하늘 높이 올라요

멀리 보이는 푸른 강물은  

온 몸으로 출렁거려요

 

가로수들이 웃음 머금고  

사람들 물결 속에 쌓이면

온갖 꽃들도 웃음 머금고   

바람 따라 일렁거려요


* 아 이렇게 좋은 날엔  

그대에게 전화를 걸어

안녕하고 웃으며  

얘기하고파

나의 마음을 나의 사랑을   

그대에게 전해주고파


순수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세상 모든 것들이 맑고 밝게만 보였던 그 나날들, 제가 단지 10대 후반의 나이였기 때문만은 아니었음을. 이 노래가사처럼 맑은 햇살과 새들, 그리고 부드럽게 일렁이는 강물과 푸르른 가로수들을 보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사람에게 전화를 하고 싶은 날입니다.




혹시 예전 전화를 사용하여 그 사람의 전화번호를 돌리면 30여년 전의 그 날로 돌아가서 그 사람이 전화를 받을까요? 조금은 아련한 기분 좋은 상상을 해 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Nbi6cVdMIg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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