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자매들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시작은 누가 먼저였는지는 기억에 확실하지 않습니다만, 확실한 사실 하나는 민주의 경우 누군가를 먼저 좋아하는 내색을 하지 않기로 알려진 친구였고 장래의 희망이 선교사 또는 선교사를 내조하는 사모가 되어 제3세계로 나가는 것이 꿈이었기에 결혼이나 연애와는 사실 거리가 멀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주변에는 그 뛰어난 외모와 더불어 소탈하고 넉넉한 성격 때문이었는지 사람이 많이 있었지요. 반면 윤주는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시기였기에 연애보다는 아직은 또래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거나 대학 수업에 열중하던 시기였습니다.
민주의 경우는 제가 먼저, 그리고 윤주는 제게 관심을 먼저 보인 듯합니다. 그녀가 9학년 때, 그러니까 제가 대학 1학년 때 교회에서 진행하던 summer school에서 제가 담당한 반에 배정되어 보조 선생 일을 했던 것이 인연이 되어 대학부에까지 알고 지내게 된 사이였지요. 그 더웠던 1991년 여름, 매일같이 summer school 이 끝나고 아이들을 Dodge van에 태우고 집에 데려다주던 route 도 - 그럴 필요는 없었지만 - 윤주는 제가 운전하던 van에 꼭 올라타서 Sunnyside 와 Woodside 지역에 사는 아이들을 각자의 집 앞에 하차시키는 일을 거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아이스크림을 사 먹거나 MacDonald's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기도 했었지요.
아마도 윤주에게는 이때의 추억이 마음에 오래 남아있었던 듯합니다. Summer school 이 끝나고 삶이 평소로 돌아간 그 해 가을부터 평소에는 조용하던 그녀가 저를 보게 되면 얼굴에 큰 웃음을 띠고 제게 달려와서 반기곤 했지요. 하지만 저는 그저 '어린 고등학생 이 아이를' 귀엽게만 대했습니다. 아마도 지금도 그렇겠지만 고등학교 학생들과 대학생들 사이에는 아주 넓은 강이 자리 잡고 있어서, 아무리 미국 교포 1.75세 - 2세들의 사회에서도 이를 넘어가거나 넘어오는 경우는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제가 대학 2학년이 되던 때 윤주의 언니인 민주가 대학에 입학했고 - 원래 이 시기가 그런지요? - 민주의 외모도 drastic 하게 변했습니다. 원래 style 이 있던 친구였지만 대학에 입학을 한 후 1년이 지나니 그녀의 매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지요. 곧 주변에 그녀의 '숭배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녀를 예배 후 집에 데려다주겠다는 선배들이 한 둘이 아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저는 그들 중에 속하지 않았지만 제 시선과 관심을 끌 정도로 당시 그녀는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런 주변 상황과는 달리 민주는 찬양대에 속해서 찬양을 리드하는 female vocal을 담당하는 듯, 이런 '속세적인' 관심과는 실제로 거리를 두었고, 이를 또한 당연히 여기는 그런 친구였지요.
이런 민주에게 제 마음은 어느덧 향해있었고, 반면 윤주는 (아마도) 제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 1993년 봄이었지요. 제가 대학 3학년에 접어들고 민주는 대학 2학년, 그리고 윤주가 고등학교 12학년에 다니던 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