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의 짧은 기억"
어떤 바램이 있었을까?
7월이 되면 생각나는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지금은 어디에서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이지만, 작년 7월에 잠시 나눈 이 사람과의 기억은 산뜻했던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고객사가 3개나 입주해있는 강남 어느 빌딩 1층 lobby 에는 reception desk 가 있습니다. 두 명의 여직원들과 한 명의 남자 직원이 교대로 근무를 합니다. 여직원들은 20대 후반으로 외모가 뛰어난 젊은 여성들이지요. 5년 전만 해도 근거 없는 호기심에 유심히 볼 수 있을지 모를 이들을, 이제는 그저 '허허' 하고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지난 7월 말, 고객사 방문차 ID를 받으러 reception desk 옆에 있는 touch pad 식 kiosk로 갔습니다. 방문객이 없어서 그랬는지 자리에 혼자 앉아있던 여직원이 바로 일어나더군요. 그런 그녀를 보고 저는 "그냥 앉아 계세요. 매번 일어나시던데, 이 나라는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문화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솔직한 마음이었지요. 그런 제 말을 듣고 그녀는 깊게 공감한다는 눈빛과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고맙습니다"라고 한 후,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서둘러 desk를 돌아 제 옆에 와서 가만히 서 있더군요. 예상치 못한 이 젊은 여성의 행동이었기에 잠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방긋 웃으며 절 바라보는 이 친구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꽤 상쾌해지더군요. 그 후 가끔, 과자나 chocolate 이 있으면 이 여직원에게 건네주곤 했습니다. 볼 때마다 반가운 얼굴로 반기는 이 젊은 여성... "전 옛날 과자 잘 먹어요! 감사합니다!"라고 밝게 웃는 얼굴이 참 보기 좋더군요.
이후 몇 주가 지난 어느 목요일, 건물을 나서며 ID를 반납하며 다시 본 이 친구... 저를 가만히 살피더니 "고양이 키우세요?"라고 생글생글 웃으며 묻더니, 다시 desk를 돌아 나와 제 앞에 선 후, 제 어깨 위에 있는 한 오라기의 흰색 머리카락을 직접 집어서 털어주며 "히히!" 하며 웃더군요. 또다시 예상치 못한 일이라 저도 웃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수정이가 제게 돌발적으로 질문을 했던 그날이 불현듯 생각나더군요. "이제 어디 가세요?"라며 묻기에 점심을 하러 간다고 하니, "뭐 드세요?"하며 다시 질문을 던지는 이 친구 - 중식일 듯하다고 저는 답을 했습니다. 이 젊은 여성의 다음 질문... "다음 주에 저도 사주실래요?"
그러자고 하고 웃으며 인사를 한 후 건물을 나왔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점심 약속을 잡게 되었지만 (저는 혼자 먹는 것을 매우 선호합니다), 그리고 이 젊은 여성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일단 즐거운 한 시간이 될 듯하여 마음속으로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