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생각들
"한국하고 일본하고 축구하면?" - "한국 편"
"한국하고 중국하고 축구하면?" - "한국 편"
"한국하고 북한하고 축구하면?" - "한국 편"
"미국하고 중국하고 축구를 하면?" - "미국"
"미국하고 일본하고 축구를 하면?" - "미국"
"미국하고 북한하고 축구를 하면?" - "미국"
"북한하고 일본은?" - "북한"
"북한하고 미국은?" - "미국"
"북한하고 중국은?" - "북한"
아침에 일어나서 지금껏 한국 뉴스를 보니 참사에 가까운 외교 결례, 아니, 사회적 결례를 외교 무대에서 해 버린 한국 정부 관련 뉴스가 많이 올라옵니다 (참고로 관련하여 미국에서는 아직까지는 이 부분을 커버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언급할 것 같지도 않고요).
위에 올린 일련의 질문들은 제 입장을 언제나 대변합니다. '축구'가 아니라 그 단어를 '전쟁'으로 바꾸어도 답은 같을 것입니다. 그만큼 한국에 대한 마음은 언제나 같고, 미국에 대한 마음도 언제나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만을 두고 제 마음이 향하는 것을 보자면 결이 다름을 고백하게 됩니다. 이런 결의 차이는 미국에서 살면서부터 계속 그래 왔고, 지금은 그 격차가 변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까지는 상당히 많이 벌어져왔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한국에 대한 제 마음은 '애증/답답함'이라고 해야 맞으며, 미국에 대한 제 마음은 '감사/자부심'이라는 단어로 표현됩니다.
한국에 대한 애증은 어린 시절 좋지만은 않았던 기억들에 더해 한국과 미국에서 병행하며 살면서 경험한 한국 (사회, 종교, 경제 등 전반적으로)의 모순점들을 직접 알게 되고 이것들이 기억 속에서 쌓아진 후 생겨난 감정이지요. 지금은 더 이상 몸을 담지 않고 있기에 언급할 수 있는 삶의 한 부분, Trump Administration 당시 D** 에서 freelancing으로 일을 하면서 접하게 된 한국의 정보들과 함께 10여 년 전 외교부에서 외교문서 작성 및 일반서식 강의를 1년 정도 진행하면서 접한 외교부 공무원들의 사고방식, 업무방식 그리고 철학 등을 통해 느끼고 경험한 것들에 그 뿌리가 있습니다.
반면 미국에 대한 마음은 "감사"로 시작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삶의 토대와 대부분이 미국이 아니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그리고 깊은 소속감이 저절로 들 정도로 미국이란 나라가 가진 매력이 상당하기에 감사의 마음이 제 마음속에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국가의 여러 면에서 균열이 심각해지는 모습을 보며 '아쉬움'이 더해지고 '연민'까지 추가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하지만 "자부심"만은 아직 그대로입니다.
한국의 정치상황 - 북한이 없어지면 그 정체성마저 희미해질 보수당 (conservative party)과, 자본주의 속에서 너무 배가 불러서 추하게 되어버린 진보당 (liberal party) 이 국민들의 삶을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에서는 언제나 정치 이야기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에 어찌 보면 정치적 민감도가 상당히 높은듯한 한국, 그렇다면 국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 선출된 국회의원 및 공무원들이 일을 제대로 해야 함이 맞는데, 그 결과물은 왜 매번 그렇지 않을까요?
지난 4년간 D** 와 연관이 된 덕에 문재인 정부를 더 깊이 보게 되면서 보게 되었던 한국 정부의 여러 실책들, 그리고 오늘 윤석열 정부와 국회가 보여준 House Speaker Nancy Pelosi에 대한 세 건의 결례를 보며,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하는 의문을 넘어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상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쉬움을 넘어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접할 때마다 대한민국의 기본기가 언제부터 사라졌는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언급하기도 부담스러운 "헬조선"이라는 표현이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에서 거리낌 없이 돌아다니는 용어가 되었지만, 이런 불쾌한 단어가 한국사회에 고름처럼 불거져서 등장하기까지 그 얼마나 많은 국민들의 마음속에 응어리가 쌓였어야만 했는지는 아무도 모르겠지요. 이렇게 어이없는 한국 정부의 실책을 접할 때마다 예전 Trump Administration 당시 미국 의사당에 초청을 받아 standing ovation을 받았던 탈북자 지성호 씨의 모습과, Mike Pompeo와 함께 북한에 납치된 후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3명의 모습을 담은 사진, 그리고 월북자라는 낙인을 받아 지난 수년간 한을 품고 살아온 어느 공무원의 아내가 슬피 우는 모습을 담을 사진이 눈앞을 교차합니다.
국가는 그 국민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진보이건 보수이건 간에, 크고 작은 차이가 있어도 그가 속한 국가에 대한 자부심과 믿음은 좌 또는 우를 막론하고 높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기본이 바로 서야 함을 오늘 작은 사건을 보며 다시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봐도, 저렇게 봐도 이번에도 수습하기 어려운 외교적인 실책을 저질렀습니다.
- August 4, 2020, from New Jers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