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통역인가?

지나가는 생각들

by Rumi


오늘 한국의 13대 대통령의 취임 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이 있었지요? 차를 운전하며 가던 중 우연히 이 이벤트의 거의 마지막 부분을 듣게 되었습니다. CNN 특파원인 Paula Hancocks 기자의 질문, 그리고 통역, 그리고 대통령의 답변으로 이어지는 부분을 들었지요. 듣고 난 후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이유는:


1. 왜 영문통역을 제대로 안 했는지 (고의로?/실력미달?)

2. 왜 청와대/대통령 기자실 외국기자들에게는 지난 수(십)년간 국내기자와 같은 동일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았는지?


입니다. 우선 국내 일간지에 올라온 공식 한국어 script 를 보겠습니다 (아래):


Paula Hancocks: 대통령이 말한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과 관련해 나토 정상회의에도 참석을 했고 우크라이나와 관련해서는 비인도적인 지원만 해오고 있는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요청한 것과 같이 공격용 무기를 지원할 생각이 있으신지 묻고 싶다. 둘째로 글로벌 중추국가 일환으로서, 서울에 외신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외신의 대통령실과 정부에 대한 접근을 요청하고 싶다.


President Yoon: “우크라이나는 국제법 위반 행위에 의해서 침략을 당한 국가로 정의가 되고 있다. 그것이 국제 사회에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판단이다. 그래서 우리 대한민국도 국제 사회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다양한 지원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서, 인권의 복원을 위해서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다만, 공격용 무기 내지는 군사적 지원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제가 오늘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빠른 시일 내에 그들의 자유를 회복하고 손괴된 국가 자산을 다시 복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도와줄 생각이다. 그리고 용산 대통령실에 외신기자분들의 접근 기회는 더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




하지만 Paula Hancocks 기자가 실제로 한 말의 뉘앙스는 다릅니다. 질문이 2개였고, 하나는 우크라이나 관련 질문이었고, 또 하나는 외국인 기자들의 정보 액세스에 대한 것이었지요.


질문 #1

아래는 첫번째 질문의 실제 영문 script 입니다:


Paula Hancocks: I wanted to ask Mr. President about your global pivotal state... you have mentioned going to the NATO summit a number of times this morning... when it comes to Ukraine are you planning to send more than just non-lethal military aid or are you planning to send what President Zelensky asked at the National Assembly for more offensive aid?


한국어로 일간지에 올라온 번역과는 다릅니다. 어디가 다른지 볼까요? 한국어로 제가 번역해 보았습니다. 일간지에 올라온 공식 번역과 다른 부분을 underline 해 보았습니다.


공식 version: 대통령이 말한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과 관련해 나토 정상회의에도 참석을 했고 우크라이나와 관련해서는 비인도적인 지원만 해오고 있는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요청한 것과 같이 공격용 무기를 지원할 생각이 있으신지 묻고 싶다.


Rumi 의 version: 대통령께서 말한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에 대해 질문을 드리고 싶다. 오늘 아침 대통령께서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을 여러 번 언급하셨는데 우크라이나와 관련하여 비공격용 군사자원 지원 이상의 그것을 제공할 것인지, 아니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요청한 것과 같이 공격용 무기를 지원할 생각이 있으신지 묻고 싶다.


Underline 을 한 부분이 다른데, 이는 아마도 Hancocks 기자가 "여러 번 NATO 회의에 간 것을 성과로 말씀하신 듯 한데" 하는 뉘앙스를 깔고 던진 질문임을 한국어 공식 번역 (통역) 에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질문 #2


질문 #2의 통역/번역은 더 이상합니다. 어디가 다른지 볼까요? 한국어로 제가 번역해 보았습니다. 일간지에 올라온 공식 번역과 다른 부분을 underline 해 보았습니다.


Paula Hancocks: And also with a growing foreign media presence here in Seoul, can we have your commitment that we will have more access to your government in keeping with the vision of the 'global pivotal state'?


Rumi 의 version: 또 다른 질문으로는 대통령이 언급한 글로벌 중추 국가의 비전과 발을 맞추기 위해 이곳 서울에서 외국 언론의 존재가 증가함에 따라 외신에 대해 한국 정부가 더 많은 액세스를 주실 것을 우리가 약속받을 수 있나?


공식 version: 둘째로 글로벌 중추국가 일환으로서, 서울에 외신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외신의 대통령실과 정부에 대한 접근을 요청하고 싶다.


실시간 통역이 훌륭하기는 했으나 핵심과 context 를 포함하지 않은 통역이었지요. 고의였을까요, 아니면 실력의 한계였을까요? 불행하게도 Paula Hancocks 기자는 아마도 윤대통령이 그녀의 질문 (질문 #2) 에 대해 100% 동의하고 약속을 준 것으로 알고 있는 듯 합니다. Hancocks 의 tweet 을 보면 이렇게 아래와 같이 올려져 있습니다:


President Yoon Suk-yeol: "I will expand access to foreign media."


하지만 실제로는 "노력하겠다" 라고만 했지, will 이라는 commitment 는 주지 않았지요.


매번 느끼지만 한국의 영어는 뒷걸음질하고 있는 듯 합니다.





https://twitter.com/phancocks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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