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가 지금 50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바빠서, 그리고 결혼이라는 것에 매우 비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살아왔기 때문인지 연애는 했었지만 결혼을 생각한 경우는 단 한 번뿐이었지요. 앞으로도 비혼자로 살아갈 것이 확실하고 후회는 없지만 (C. S. Lewis처럼 50대 중반에 누군가를 만날지도 모르나, I am not as great as C. S. Lewis, so, no go it is) 돌아보면 '사랑은 운명적'이어야만 한다는 프레임을 통해 상대를 대한 듯합니다. 그렇기에 운명같이 만나는 상대가 아닐 경우에는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시간이 갈수록 많이 소홀했었고, 그 관계가 오래가지 못했지요.
연애를 하던 좋은 시절을 생각해보면 영화나 드라마 등을 통해 접했던 사랑대사들이 생각납니다. 예전 영화라고 해서, 예전 노래나 드라마라고 해서, 연륜이 쌓인 사람이라고 해서 지금을 사는 젊은 사람이나 최신 영화들 또는 드라마 아니면 노래들보다 더 선하거나 순수하고 진실하거나 심지어는 고귀하거나 깊이가 있는 것은 아닐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good old days"라는 표현이 틀리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 예전 드라마나 영화, 노래들 (즉, 대중문화) 을 보면 이들이 던지는 메세지나 대사, 가사 또는 영상들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이가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지요.
한국에서 예전 90년대에 방영했던 어느 미니시리즈를 보며 듣게 된 대사가 있습니다. 기억에 지금까지 남아있을 정도로 이 대사가 매우 깊은 울림을 주었지요. 큰 감동으로 남아있기에 그렇기에 이 드라마의 영상을 구입하고 특정 장면을 편집하여 SNS에 올린 일도 있을 정도입니다:
여자: 이제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저 씩씩해요. 혼자서도 돼요.
걱정 마시고 좋은 분 만나세요.
어울리는 분으로요.
남자: 제 청혼을 거절하시는 겁니까?
여자: 아시잖아요,
우린 안 돼요. 맞지 않아요.
남자: 제가 싫은 게 아니고요?
여자: 그런...
우린 데이트 같은 것도 안 했고...
남자: 그런 건 결혼하고 하면 안 될까요?
데이트도 하고, 연애도 하고.
여자: ... 진심이세요?
남자: 청혼 같은 거 장난하지 않아요, 저.
여자: 하나만 묻겠어요.
절 원하는 건가요, 아니면
그냥 살림할 사람이 필요한 건가요?
남자: 사랑하냐고 묻는 겁니까?
여자: ... 네
남자: 사랑은 노력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노력할 준비도 돼 있고요.
평생 노력할 겁니다.
이런 말로... 안 되겠습니까?
평생을 노력하는 것이 사랑인 것을 이제 알아갑니다. 비(미)혼자라 늦게 알게 된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