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노래들
듀엣 "해바라기"는 그 pairing 에 있어 많은 변화가 있어왔습니다. 그 중에서 "유익종-이주호"의 조합이 가장 ideal 함은, 듀엣 해바라기를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요. 이주호 님의 목소리가 마치 Crosby, Stills & Nash 와 매우 흡사하다는 평 (저음에 더해 butter 맛이 난다는 의견) 도 있지만 유익종 님의 목소리는 매우 맑고 중저음부터 고음까지 모두 소화하는지라 두 사람의 harmony 는 Simon & Garfunkel 보다도 더 완벽한 듯 합니다.
이들의 앨범들, 즉 이주호 님을 중심으로 한 duet 이 발매한 앨범들 중 3집이 가장 잘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 또한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3집에는 사랑은 언제나 그자리에, 내마음의 보석상자, 오랜 침묵은 깨어지고 등의 아름다운 노래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바로 전 2집 (모두가 사랑이에요, 이젠 사랑할 수 있어요, 어서 말을 해, 행복을 주는 사람, 갈 수 없는 나라 등) 에 이어 명작에 속하기도 합니다.
이 아름다운 3집 A면의 마지막 수록곡이 "어둠이 내린 거리"라는 제목의 노래입니다. 느린 기타 독주로 시작되는 이 잔잔하며 평화로운 노래의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사모하는 이 내게 다가와 속삭이던 얘기로
노을에 젖은 머리카락은 사랑에 물들고
어둠이 내린 거리에 고독은 찾아오지
혼자 사랑할수록 깊어가는 외로움은
스치듯 지나는 어둠 내린 거리에
고독한 사랑의 속삭임
아! 우린 이렇게 서로 곁에 있어도
천천히 다가서는 외로움을 알기에
어둠 내린 거리엔 고독이
어둠이 내린 거리에
고독은 찾아오지
혼자 미워할수록 쌓여가는 그리움은
스치듯 지나는 고운 아침 햇살에
은밀한 사랑의 속삭임
아! 우린 이렇게
아픔 지닌속에서
천천히 다가서는
그리움을 알기에
고독한 거리의 사람들
아! 우린 이렇게
아픔 지닌속에서
천천히 다가서는
그리움을 알기에
고독한 거리의 사람들
조심스럽게 성냥개비를 하나 하나 쌓아가듯 공을 들이며 소중하게 상대를 대하던 그 예전의 사랑방식을, 그렇기에 외롭고 또한 따스했을 70-80년대의 사랑을, 해바라기만의 조금은 애매모호한 가사를 통해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웠지만, 그렇기에 아픈 마음이고 때로는 미움까지 배어들지만, 그러함에도 사랑함에 있어 막상 그 사람을 대하게 되면 이런 마음들은 어디로 갔는지 느끼지 못하겠지요. 어느 날 밤, 어둠이 내린 도시의 거리에서 두 연인이 조심스럽게 상대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참 아름답겠다는 생각입니다.
아래는 노래와 뉴욕의 영상을 엮어서 만들어 보았습니다.
- January 13,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