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노래들
한국어로 "serenade"라는 단어의 뜻을 찾아보면 이렇습니다: "세레나데(영어: serenade, 이탈리아어: serenata; 소야곡)는 17-18세기에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연흥을 위한 가벼운 연주곡을 일컫는다. '저녁음악'이라는 뜻으로, 본래는 옥외 음악이었던 것이 뒤에는 연주회용 악곡으로 되었다."
이 단어가 주로 사용되는 또는 처음 사용된 경우를 두고 해당 단어의 정의를 내린 것이니 사실 옳지 않은 것이지요. 이 단어의 정확한 의미는 "어떤 사람 또는 어떤 것을 기리기 (in honor) 위해 연주하는 음악 또는 연주"를 의미합니다. 보통은 차분하고 가벼운 음악이지요. 어느 여인의 창문 아래에서 이 여인을 위해 부르는 한 남자의 노래를 통한 고백 또한 serenade 가 되겠습니다.
따라서 Serenade to Spring을 번역하자면 "봄을 기리는 노래"가 정확하겠지요. "봄의 소야곡" 또는 "봄의 연주곡"이라는 따위의 제목은 의미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소야곡"이란 단어의 뜻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입니다.
차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모아서 들을 때엔 사실 한 곡 전체를 듣는 경우는 드뭅니다. 이미 수십 차례 들어온 노래들이기에 아주 좋아하는 노래 또는 당일의 기분과 주변 분위기에 아주 적합한 곡이 아닌 이상 반쯤 듣고 다음 노래로 넘어가지요.
오늘 오래간만에 듣게 된 이 노래 Serenade to Spring 도 수십 번 들어온 노래입니다. 그렇기에 손은 자꾸 다음 곡으로 넘어가려고 버튼 주변을 어른거리지만 마음이 이를 허락하지 않더군요. 그렇게 해서 계속 그리고 마지막까지 듣게 된 이 곡 - 명곡입니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제목으로 바리톤 김동규 님이 부른 version 도 훌륭합니다. 명곡과 명가수의 목소리의 완벽한 조화지요. 하지만 가사가 있는 곡은 그 가사가 제공하는 테두리 안에서 상상이 가두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주곡의 경우 상상과 추억의 깊고 짧음에 관계없이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또 다른 차원의 세계로 나를 이끌 수 있으니 제 경우에는 the original version을 더 선호합니다. 물론 2014년 10월 16일 대전에서의 어느 멋진 날은 10월을 참 특별한 달로 만들어주긴 했지만요.
70년대 후반 사월과 오월이 부른 한국가요 "장미"와 연주기법이 어느 부분에서는 닮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 계단을 올라가듯이 단계별로 음이 올라가는 부분 (이 노래에서는 violin 이, 장미에서는 piano 가 아마도 transposition 라는 음악기법을 썼던 듯 합니다) 이 두 노래에서 들을 수 있고 듣는 사람으로 인해 작은 희열을 느끼게 하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87s99PUdaGg
Norway에서 태어나서 살면 이런 멋진 노래를 만들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상상도 해 봅니다. 이 노래를 만든 1955년 노르웨이 출신인 Rolf Undsæt Løvland는 작곡가, 작사가, 편곡가, 피아니스트입니다. Fionnuala Sherry라는 음악가 함께 Secret Garden을 결성했지요. You Raise Me Up 이란 노래 또한 이 사람의 손에서 compose 되었답니다.
아래는 Irish 음악가인 Fionnuala Sherry 의 Civid-19 당시 lockdown 시절에 팬들을 위해 올린 version 입니다. 음악가의 배려와 사랑이 진심으로 느껴지지요? 이렇게 좋은 음악들이 많았던 예전입니다. 이 노래를 지금 들으니 전과는 달리 마음이 깊이 아리고 눈물이 고일 정도로 그 때가 그리워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9Re1tf8uic
- June 22,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