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정해놓은 일정한 방식 - 최소한 우측통행을 하자는 것부터 시작하여 일반적으로 지켜져오고 있는 도덕적인 틀과 일반 민법과 형법, 그리고 크게는 헌법 수호를 해야 함은 당연한 것이고,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에는 그에 따르는 결과물을 받아들여야 하겠지요.
배우 이선균씨를 "나의 아저씨"에서 접한 후 그의 acting에 대한 좋은 견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최근 그가 마약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적지 않은 실망을 했지만, 그래도 지금은, 최소한 지금은 그를 "나의 아저씨"에서 접한 박동훈으로만 기억합니다.
그를 조금도 질타하지 않겠습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일이니까요. 어쨌거나 유혹을 뿌리치는 일은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구교 및 신교에서는 신을 온전히 섬기겠다는 숭고한 마음으로 높은 산꼭대기나 깊은 숲 속에 수도원을 만들었을 것이고, 불교에서는 육체적 정신적인 유혹을 뿌리치고 높은 경지에 이르기 위해 깊은 산골짜기에 절을 지어 속세를 떠난 사람들이 모였던 것이겠지요.
그래도 이런 곳에서도 유혹 또는 육체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동물적인 본능은 피할 수 없없음이 (인간이란 게 원래 그렇듯) 이런 것에서도 성적인 타락이 빈번했고 아마도 그 빈도만 낮았을 뿐 이들이 비밀리에 행했던 '죄 (sin)'는 그들이 뒤로 하고 떠나온 각자의 모습과 크게 다름이 없었을 겁니다.
"아, 나는 연필 하나만 훔쳤으니까, " "회사에서 Post-It 몇 개만 가져온 게 전부니까"라고 할 수 없지요. 여자를 보고 성적인 생각을 해도 그 여자와 마음속에서는 이미 그 죄를 범한 것이니 (특히 기혼자들의 경우는 더 그렇겠지요) 유혹에서는 영원히 자유로워질 수 없는 인간들입니다.
유혹, 습관, 그리고 중독은
순서대로
fast forward 로
진행되는 듯 합니다.
이런 것들이 주는 유혹에 빠져 들었다가 이를 이겨내고 다시 정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단한 사람들이지요. 유혹이 습관이 되고, 결국 중독이 되어 사람을 망가지게 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미국 연예계에서는 Robin Williams 가 마약으로 자신 및 타인들의 삶 또한 파괴한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의 과거를 보면 악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중독, 습관, 그리고 유혹으로
rewind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도 해 낸 사람들이 있지요.
이를 뒤로하고 중독, 습관, 그리고 유혹의 역순으로 The Evil Within을 물리친 예도 있습니다. Robert Downey Jr. 의 예가 그렇겠지요. 하지만 그의 마음속 어딘가에는 Abyss 속 유혹의 괴물이 아직도 도사리고 있을 것이고, 항시 방심하지 않고 이를 똑바로 응시하며 매일같이 싸워나가야 하겠지요. 하지만 한 번 망가진 차는 그 원래의 모습을 겉으로는 가질 수는 있지만 절대로 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다시 추락하지 않도록 매일매일이 전쟁 같을 듯합니다.
유혹, 습관, 그리고 중독의 경험이 없어도이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매일같이 이들의 공격을 받아도 싸워 조금씩 이겨내는 무경험자들이겠지요.
제 경우를 보면 마약을 한 번도 하지 않았고, 술도 입에 댄 적이 없으며, 도박도 하지 않았으며, 성적인 (sexual) 문제 또한 전무합니다. 여성과의 관계의 경우 아예 없으니, '최소한 육체적으로는'이란 전제가 붙겠지요. 재무적으로는 사실 자유롭지 않음이 제 일의 성격이 깔끔할 수 없는 것이기에 언제나 마음 구석에 큰 짐으로 그 존재감을 매일같이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라며 어느 사도처럼 외칠 수 있는 입장이 전혀 아닙니다. 매일같이 이들과 싸우고 지고 이기고를 반복하고 사는 삶이니까요. 이렇게 무경험자로 이런 요소들을 물리치며 사는 삶은 고단합니다. 매일이 후회되고 안타깝습니다. 자책감 또한 심하지요. 그렇기에 유혹에 빠진, 습관에 빠진, 그리고 중독에 빠진 사람들을 이해합니다. 마음속 깊이 이해합니다.
적당하게 유혹, 습관, 그리고 중독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약간의 술, 약간의 마리화나 한 개비, 약간의 인터넷 도박, 약간의 계집질, 사내질, 단란주점은 괜찮아, 한 번만 하고 말 건데 뭐, 사무실 gossip, 중상모략, 험담, 약간의 횡령 - 드러나지만 않으면 그리고 타인이 느끼지 못할 정도면 되겠지 -라는 생각에서 우리는 전혀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래도 범죄 수준은 아니잖아?" "다 하는데 뭐?"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영어에 이런 표현이 있지요:
"You can't kid yourself."
(너 자신을 속이진 못하지)
이런 것에 대해 멀쩡한 인식을 가지고 조금의 가책도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배우 이선균씨 또는 사회적으로 드러나게 되어 이슈가 된 다른 여타 사람들보다 더 속으로는 썩은 상태겠지요.
신약성서의 대부분을 쓴 Paul 은 이렇게 울부짖었지요:
"I am the chief of sinners!"
이렇게 느낄 수 있는 제동장치가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아직 자리 잡고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래야 삶이라는 긴 전투의 끝에 서게 되는 순간에 이렇게 말할 수 있을 수 있으니까요:
"Take heart!
I have overcome the world.”
배우 이선균 씨가 출연했던 "나의 아저씨"에 가수 유재하 님의 노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이 인상 깊게 다시 떠오릅니다. 가사 하나하나가 어찌 보면 마음속에 채울 수 없는 그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이를 순리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작곡가의 마음이 배어 있는 듯합니다.
삶이 고단합니다. 같은 길을 걸어 줄 수 있는 사람들도 많지 않고, 주변은 혼란스럽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행복하고 싶은데 세상이 그렇게 허락하지 않는 듯하고, 삶이 피폐해질수록 긍적과 부정의 요소들은 마음속에서 점점 더 커져만 갑니다. 숭고한 이상의 꿈을 꾸지만 육체적으로는 자꾸 어두운 뒷골목을 찾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지요.
세상을 이기는 우리가 되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배우 이선균 님, 부디 꼭 재기하시길 - 그대 또한 신앙인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