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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Dec 04. 2023

The Firm (1993)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



이 legal thriller는 장르 내의 비슷한 영화에 비해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음식 재료가 같은 것과 비슷한 경우지요. 당연한 일인 것이, 이런 류의 영화는 plot 흐름이 비교적 예측이 가능하고, 결론은 이미 어떤 공식처럼 뻔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된 사람들에게는 이런 '뻔함'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요리사들이 다르고 음식재료의 원산지가 다르기 때문이지요.


John Grisham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Tom Cruise 주연의 영화를 보자고 자리에 앉았는데 Harmony Korine의 영화가 아니라서 실망했다고 한다면, 글쎄요 - 실망할 만도 하죠 (농담이었습니다. 비교불가한 쓰레기를 만드는 Harmony KorineThe Firm을 비교할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재미있고 동시에 선수들이 제작한 오락 영화, 즉, 몇 시간 동안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legal thriller를 원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영화는 없을 것입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연기자들은 다른 영화에 비해 이례적으로 많고, 이 부담스러운 casting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따로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Sydney Pollack 감독의 연출, Robert Towne/David Rabe의 각본, 배우들로는 Ed Harris, Holly Hunter, Gene Hackman, David Strathairn, Hal Holbrook, Paul Sorvino, Joe Viterelli, Margo Martindale, Wilford Brimley, Dean Norris. 등이 출연하는데 아무리 Tom Cruise가 주연을 한 영화라고 해도 주연을 해도 모자라지 않을 배우들이 조연으로 나온 사실이 제정신이 아닐 정도라고 느껴질 정도로 World class 규모입니다. 이렇기에 주연배우인 Tom Cruise의 이 영화에서의 연기력을 칭찬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B8XCRDJF3k


이 영화 이후 연기력은 더 나아지긴 했지만, 그리고 Tom Cruise에 대해 작품에 대해"진지한"배우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저는 그가 진지하다기보다는 때때로 꽤 잘한다고 생각하는 정도입니다), 어쨌거나 이 배우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결과물 측면에서 보면 탁월한 배우지요. 물론 이 배우가 출연한 대부분의 영화는 "예술적"이라기보다는 진정한 "엔터테인먼트류"에 해당하기에 그의 빛이 오락영화의 수준에서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지만 이 배우의 건방지고, 성공한, 그리고 의욕이 넘친 배역을 그려내는 것을 보면 오락영화도 예술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만드는 그의 작품들이 적지 않은데, 이 영화도 그렇지요.




Cruise는 대부분의 액션 역할에서 뛰어난 연기를 펼치고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액션이 아예 없습니다. 다만 그의 다른 액션영화 (다른 류의 영화는 찍지 않는 듯하지요)에서 볼 수 없는 그의 모습을 여기서는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달리기입니다. 그것도 아주 빨리. 아주 아주 빨리 뜁니다. 이 영화에는 Cruise가 너무 빨리 달리는 장면이 많고, 어떤 경우에는 - 고의인지는 모르나 - 카메라가 그를 따라잡지 못하는 듯하기도 합니다. 대역이 없이 Cruise가 직접 달리기 때문에 실제로 위험해 보이는 몇 가지 순간이 있기도 하며, 일부 장면에서는 크루즈가 분명히 설정하지 않은 듯 해 보이는 차도에 뛰어들어 길을 건너는 장면이 있습니다. 물론 설정한 조건이었겠지만, 보기엔 위험해 보이더군요.


https://www.youtube.com/watch?v=04s96zDt1RE&pp=ygUNdGhlIGZpcm0gMTk5Mw%3D%3D


1993년에 나온 영화들 중 The Fugitive라는 작품과 이 영화 The Firm 이 있었습니다. 우연의 일치일지는 모르나, 이 두 영화의 제목을 보면 첫 단어가 "The"이고 두 번째 단어가 "F"로 시작하는데, 두 영화 모두 antagonist들이 대중교통을 통해 protagnist를 따라잡는 추격 장면이 나옵니다. 이 두 영화 모두 걸작이었지만 The Fugitive의 절정이었던 마지막 장면은 너무 지나치게 길어서 이전에 나온 명장면들을 망칠 정도로 우스꽝스러웠지요. 하지만 The Firm의 클라이맥스는 비교적 짧고 아주 매력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영화가 짧지는 않았지만, 페이스가 너무 완벽했기에 길게 느껴지지 않았지요. 이는 아마도 음악이 매우 적절했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입니다. 전설적인 배우들, 두 명의 거장 시나리오 작가, 주연을 맡은 거물급 영화배우, 또 다른 할리우드 전설의 감독 등 화려한 출연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또 다른 요소는 바로 음악입니다. 이 영화의 거의 모든 곡이 피아노 독주곡인 Dave Grusin의 것으로 채워졌지요.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1968)에서 Ennio Morricone과 Sergio Leone의 collaboration 까지는 아니지만 그에 가까운 완벽한 조화였습니다. Dave Grusin의 음악은 매우 "음악적"이지만 영화를 보는 사람들을 영화에서 떼어내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평상시에 편안한 음악으로만 들을 수 있는 매우 듣기 좋은 음악입니다 (Morricone의 음악이 그랬지요). 이는 매우 특이한 기법인데, Innaritu & Antonio Sanchez가 Birdman에서 이런 식으로 음악을 잘 접목했지요. Sydney Pollack 감독이 이것을 의도한 지는 모를 일입니다. Pollack감독이 Grusin과 친구였을까요? 이 영화처럼 톡톡 튀는 이야기와 더불어 주연배우가 참 열심히 뛰어다니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영화에는 참 어울리는 Piano Pieces였습니다. 


거의 마지막 장면에서 MAFIA의 간부(?) 들과의 위트 있는 대화 또한 매력이 넘칩니다. 주연배우의 매력이 넘치는 것은 물론이고 MAFIA boss의 무게 있는 태도와 대사 또한 이들까지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더군요.


https://www.youtube.com/watch?v=oaug4CsXwIQ


영화에 비친 Memphis, Tennessee의 가을도 꽤 아름답습니다. 하버드를 거의 수석으로 졸업하고 매우 간단하게 일자리를 구한 Mitch McDeere가 그의 아내와 함께 중고차를 타고 the firm 이 제공한 새 집으로 가는 길은 가을낙엽과 풍경을 배경으로 하여 매우 아름답게 보입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에 보면 아주 잘 어울리는 영화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UxBaEoMQvJU



- December 0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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