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생각들
저는 1990년대에 사립대에서 Economics를 마쳤고, 뉴욕시 시립대에서 Studio Art를 마쳤습니다. 졸업이 그만큼 늦어졌지요. 하나는 IVY에 속하는 사립대였고 또 하나는 미술, 음악, 언어학, 그리고 교육학으로는 뉴욕에서 인정해 주는 시립대였습니다. 이 두 학교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즐거운 추억들이 많습니다. 예전에도 올린 바 있지만 Columbia는 Art Garfunkel 이 졸업한 학교이며, Queens College는 Paul Simon 이 졸업한 학교지요. 사이먼 앤 가펑클의 듀오를 의미합니다. 미국에서 가장 top에 있는 Jerry Seinfeld 도 Queens 출신이지요. NBC에서 그의 sitcom을 방영할 때 매우 자주 학교 sweatshirt를 입고 나오곤 했습니다.
두 학교에 대한 자부심은 그렇기에 높습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제 차 뒷유리창에는 Columbia University에서 만든 decal과 Queens College에서 만든 decal 이 위아래로 붙여져 있지요. 경영대학원은 대체로 붙이고 다니지 않는 문화라 저도 붙이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렇게 자신의 출신학교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으로 windshield decal을 차에 붙이고 다닙니다. 학교 bookstore에서 살 수 있지요. 물론 외부인이 사도 되지만 그런 경우는 아예 없습니다. 2년제 전문대학교에 다녀도 붙이고 다니지요. 사실 이런 말을 쓰는 것 자체가 우스운 것이, 미국에서는 자신의 기준에 따라 학교에 대한 자부심 또는 사랑을 느끼기에 2년제, 시립대, 주립대, 단과대학 또는 사립대건간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신을 표현합니다. 뉴욕시 퀸즈에서는 Queensborough Community College 디칼도 많이 보이지요. 그리고 이 2년제 대학, 참 좋은 학교입니다. 취업률도 높지요.
한국에서 가장 좋은 학교는 서울대학교지요. 하지만 이 학교의 decal을 달고 다니는 차는 지금껏 한 대뿐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sticker culture 가 한국에는 없어서 그럴지는 모르지요. 옷에 "서울대학교"라고 쓰여 있는 것도 아직까지는 못 보았는데, 한국의 교육열과 서울대학교에 대한 부모들과 학생들의 종교적인 열정을 생각해 보면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들 중 서울대 출신들이 자신들의 학교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밖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의외입니다.
겸손일까요? 아닌 듯합니다. 재미교포들의 경우 자식이 IVY에 들어가면 부모들이 자신들의 차에 아들 또는 딸이 들어간 그 학교의 decal을 자신해서 사다 붙입니다. 자랑하고 싶은 것이지요. 그렇기에 한국사람들이 우수한 대학교 출신이라는 점에 대한 겸손함이 있다는 추정은 맞지 않겠지요.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로는, 서울대학교 출신들이 그다지 좋은 rolemodel이 되지 못해 왔기 때문이라는 생각입니다. 또는 학교를 그저 출세의 수단으로만 여겼기 때문이겠지요. 직장도 돈버는 장소로만 생각하면 그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나 애착은 없기 마련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음이, 주관적인 견해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한국에서도 일을 하는 제가 경험한 Seoul University 졸업생들 또는 대학원 졸업생, 의사, 변호사 등을 회상해 볼 때, 일반대학교 또는 지방대학교 출신보다 이들이 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못 보았습니다. 오히려 논리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많고 자신의 영역 바깥으로는 나가지 않으려 하는 폐쇄성도 있더군요. 시야가 좁은 경향도 눈에 띄더군요. 이 학교뿐만이 아니라 top 3에 들어간다는 학교 출신들이 거의 모두 제겐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사견입니다만 그렇기에 서울대 졸업생, 서울대 입학생, 서울대 MBA에 별다르게 놀라지 않는 이유를 몇 개 적어보았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제가 진료를 받고 있기에 파악할 수 있는 그렇기에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심장외과 의사의 경우 중앙대 출신이고, 호흡기내과 의사의 경우 지방대 출신인데, 과거 어려 번 거쳐간 서울의대 출신들보다 응용력과 친화성이 더 뛰어납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대화가 가능하다고도 말하고 싶습니다.
수능이라는 한탕 lottery 같은 것을 통해 들어간 학교라 더 소중하겠지만 이 학교 출신들이 자신들의 학교를 진심으로 사랑하는지는 의구심이 갑니다.
한국을 장악하고 있는 서울대 출신들이 그 뛰어난 학과적인 지식을 사회에서 창의적으로 파격적으로 그리고 정직하게 맡은 일에 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drug cartel 같다는 이미지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정치계도 서울대 출신인데, 인물을 바꾼다고 소란피우기보다는 비-서울대 출신들 (또는 비 SKY 출신들로 인력을 구성해 보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겠지요.
- January 04,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