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생각들
오늘 이런 기사가 미주한국일보에 올라왔습니다. 내용은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한국 법무부가 인천국제공항 국내 입국심사소에서 한인 시민권자 및 재외동포에 대한 내국인 대우가 시행되고 있다며 적극적인 애용을 당부. / 2. 한국을 방문하는 한인 시민권자와 그 직계비속은 대한민국 여권 또는 재외동포를 표기한 전자안내판 아래 내국인 입국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 / 3. 특히 외국인 입국심사대에 줄을 선 한인 시민권자들은 재외동포도 내국인 입국심사대 이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20~40분의 지연을 겪고 있음 / 4. 재외동포에 대한 내국인 대우는 지난 2009년부터 시행되어 왔으며, 이 조치는 재외동포의 자긍심을 북돋고 신속한 입국 절차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 / 5. 그러나 이번 한국 법무부의 확인 발표에도 불구하고 일부 미주 한인들은 내국인 입국심사대에 줄을 섰다가 외국인 입국심사대로 돌려보내진 경험이 있음.
이 기사를 읽은 후 제가 재외동포의 입장으로 "재외동포의 자긍심"을 가졌던 적이 언제였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많지는 않았지만 적지도 않더군요. 시간을 되돌려서 기술해 보면, 1. 1984년 당시 김포공항을 통해 한국을 떠날 때 대한항공이라는 국적기가 미국에도 간다는 것을 알게 된 때 / 2. 1986년쯤 Hyundai EXCEL을 뉴욕의 길거리에서 처음 봤을 때 / 3. 1994년, 박찬호 선수가 LA Dodgers 선수로 선수생활을 시작했을 때 / 4. 2008년 Financial Crisis 때 한국의 금융기관 몇몇이 Lehman 구제에 bidding을 했을 때.
김치가 상당히 많이 알려진 경우나 떡볶이, 김밥, 또는 한국라면이 유명해진 것은 좋은 일이었지만 위에 적은 경우에 비해서는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Paris Baquette 이 뉴욕에 지점을 많이 열었을 때도 마찬가지지요. PSY, BTS, 블랙핑크 등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음이 나을 듯합니다.
한국에 가서 살고, 그리고 다시 뉴욕으로 와서 사는 삶이 십수 년째인데, 한국에 있는 동안 행정업무 또는 금융업무 등을 처리하고자 관계기관을 갈 때마다 이름이 영문이기에, 한국어 이름은 없기에, 주민번호가 아니고 거소증 번호기에, 금융법이나 행정법에도 나와있지만 여권을 보여주어야 하는 경우가 아닌데도 여권을 보자고 하는 경우, 존재하지도 않는 주민등록 말소서류를 가지고 오라는 경우, 소득은 높은데 외국국적이라 일부대출이 안 된다는 경우 등, 일상에서 접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절차들이 엉성하고 불공평하기가 매우 심합니다. 30분 걸릴 일을 4시간 걸리는 경우가 지금도 허다하고, 위에 언급한 대로 한국 법무부의 확인 발표에도 불구하고 일부 미주 한인들은 내국인 입국심사대에 줄을 섰다가 외국인 입국심사대로 돌려보내진 경험이 전혀 놀랍지 않음이 여기에 있겠지요.
입국심사대에서 Korean heritage의 자긍심이 생기지 않습니다. OECD 10이라면 그에 걸맞은 행정 및 금융체계가 있어야 하는데, 물론 개선은 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외국인 또는 재외동포에 대한 형평성과 합리성에서 아직 10년에서 15년은 더 남은 듯합니다. 그래서 저는 주민센터 같은 곳에 가더라도 가방 하나에 모든 서류를 다 가지고 갑니다. 응대공무원들의 답들이 다 다르기 때문이지요. 예외 없이 예상 못한 서류를 가지고 오라고 하는 경우가 10중 10이니, 확률상 100%입니다.
"Do you know BTS?" 같이 어처구니없는 말을 내뱉기보다, 민족주의적인지 모르지만 K-something 이 세계인을 자극한다는 disinformation 이 50% 정도는 섞인 뉴스를 뻔뻔하게 내기보다는 본토에서부터 외국인 또는 재외동포에 대한 형평성과 합리성을 만든 후, 이들이 차후 자국으로 가서 한국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연스럽게 한국의 위상은 높아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아무리 한국에는 비우호적인 사람들이라도 한국 또는 한국인들에 대해 아주 조심스러워질 것은 당연하겠습니다. 마치 일본과 일본인들이 미국 (예를 들자면)에서 받는 대우를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지요 (물론 K-문화의 다양성도 필히 따라주어야 하겠습니다).
- March 17,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