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뉴욕여행
이번만은 tourist attraction 을 소개하고 다음주부터는 일반적인 장소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번 포스트는 The Hotel Chelsea 입니다.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hotel 이지요. 네, The Plaza 도 아니고, Waldorf Astoria 도 아닌, 이 호텔입니다.
The Hotel Chelsea 는 맨해튼에서 화려함보다는 투박함으로 유명한 유일한 숙박 공간일지도 모릅니다. 밤에는 네온사인이 몇 개만 켜져 있지만, 과거 악명 높았던 Nancy Spungen 살인 사건이나 좋아하는 Leonard Cohen의 가사가 궁금한 모든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뉴욕의 관광 명소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그 시끌벅적했던 시절의 세입자가 거의 남아 있지 않으며, 현재는 예술가 친화적인 럭셔리 호텔로 리노베이션 중입니다. 최근 길고 긴 renovation 을 마치고 250실 가량은 예약이 가능한데, 비쌉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예약을 하고 투숙하는 곳이지요. 겉으로 보기에 첼시 호텔은 마치 New Orleans 에서 수송해 온 유일한 건물처럼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예술가(?)들이 이 곳에 머물기를 좋아했을지도 모르지요.
이 호텔은 Manhattan 내 Chelsea 지역의 222W 23rd Street에 있는 호텔입니다. 1883년에서 1884년 사이에 지어진 이 호텔은 필립 휴버트가 앤 여왕 리바이벌과 빅토리아 고딕 양식으로 다양하게 묘사되는 스타일로 설계했답니다. 원래 주택 협동 조합이었던 12층짜리 첼시는 수많은 작가, 음악가, 예술가, 연예인들이 거주했던 곳으로 21세기에도 여전히 그 중 일부는 이곳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 첼시의 대부분은 고급 호텔로 사용되고 있다네요. 이 건물은 New York City 가 지정한 landmark 이기도 하며 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 에 등재되어 있기도 합니다.
수년 동안 첼시에는 Arthur Miller, Bob Dylan, Arthur C. Clarke, Patti Smith, Robert Mapplethorpe 그리고 Virgil Thomson 등 많은 유명 인사들이 머물렀습니다. 이 호텔은 호텔이란 투숙공간 내에서 창조적인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지요. 심지어 비평가들은 20세기 중후반에 지저분하기로 유명했던 호텔 인테리어와 호텔 객실 자체의 품질에 대해서도 호평했답니다. 이 곳은 많은 유명 미디어 작품의 배경 또는 영감이 되었으며, 이벤트 장소 및 촬영 장소로도 사용되었지요.
초라한 삼류 아파트 복도처럼 생긴 이 곳, 이상하게도 이 곳은 모든 사회 계층에서 온 주민들로 특히 유명해졌습니다. 2000년 이후부터는 이런 다양성이 더 짙어졌고, 뉴욕 타임즈는 2001년에 첼시에 머물렀던 수많은 인물들을 두고 이 호텔을 “창의적인 머리들의 지붕 (roof for creative heads)”이라고 묘사했고, 같은 해에 같은 신문은 입주자 명단을 “살아있는 역사 (living history)”라고 표현했습니다. 저널리스트 Pete Hamill은 호텔의 고객을 “1930년대에는 급진주의자, 40년대에는 영국 선원, 50년대에는 비트족, 60년대에는 히피족, 70년대에는 퇴폐적인 포즈족 (adicals in the 1930s, British sailors in the 40s, Beats in the 50s, hippies in the 60s, decadent poseurs in the 70s)”으로 묘사했습니다.
초기 세입자들은 부유한 사람들이었지만, 20세기 중반이 되자 Chelsea는 부유하지 않은 세입자들을 끌어들였고, 많은 작가, 음악가, 예술가들이 돈이 부족해 이 곳에 살았습니다. 따라서 이 호텔의 고객 목록은 더 세련된 Plaza Hotel의 고객 목록과 거의 겹치지 않았다지요. 이 곳과 관련된 유명 인사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첼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프라이버시를 원했고 이웃과의 관계를 자신의 경력을 쌓는 데 사용하는 사람들을 싫어했답니다.
유명인들 중에서도 특히 수많은 문인들이 머물렀다는군요. 여러 겹 페인트질을 한 벽과 천정에서 그들의 영감이 살아났을지도 모를 일이고, 그중 일부는 이곳에서 책을 썼다고 합니다. Arthur C. Clarke는 첼시에 머무는 동안 2001: A Space Odyssey 를 집필했으며, 이 호텔의 열악한 외관적인 상태에도 불구하고 첼시를 “정신적 고향”이라고 불렀습니다. Thomas Wolfe는 1938년 사망하기 전까지 이 호텔에 살면서 "You Can't Go Home Again" 등 여러 권의 책을 썼고, 종종 복도를 거닐며 집필 영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William S. Burroughs도 이 곳에 살았고, Edgar Lee Masters는 여기 살면서 18권의 시집을 썼고, 종종 몇 시간 동안 호텔을 돌아다니기도 했답니다. 호텔이라기 보다는 rental house 같은 느낌이었을 듯 합니다.
첼시는 1970년대 록 뮤지션과 로큰롤 뮤지션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많았답니다. 1978년 이 호텔에서 여자친구 Nancy Spungen을 칼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Sid Vicious (of the Sex Pistols)도 이곳에서 묵었으며, 이후 이 방이 성역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을 두 개로 나눴다고 합니다. 이 외에 정말 유명한 rock music singer 들이 이 곳에 투숙하거나 머물렀다고 합니다.
New York 사람들은 그저 무심하게 이 앞을 지나가지만 여행을 가실 분들은 이 겉으로는 누추하게 생긴 곳의 lobby 에만이라도 꼭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왠지 영화속에 들어가 있다는 느낌이 들 것은 확실하니까요.
- November 06,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