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말, 그리고 1990년대 초반, No. 7 전철을 타고 Flushing, Queens (뉴욕시 5개 borough 중 하나)에서 Manhattan까지 다녔던 출퇴근길을 기억합니다. 이 전철라인은 Manhattan 34가까지 연결되어 있었고, 종점인 Flushing에서는 아시안계 이민자들이 꽤 많이 기차에 탑승했지요. 그다음 Shea Stadium (Mets-Willets Pt) Station과 Junction Blvd Station 사이 역등에서는 중남미계 이민자들이 기차에 많이 올라탔지요. 이후 Woodside 와 Sunnyside 에서는 유럽계 사람들이 기차에 탔습니다. 말 그대로 이민자들의 전철이었습니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더군요.
이 역들 중 111 Street, 103 Street, 그리고 Junction Blvd Station (코로나 Station) 에서 볼 수 있는 매우 특이한 점이 있었습니다. 낮이나 밤이나, 겨울이나 여름에나 상관없이 이 역들에서 승하차를 하는 중남미 남성들은 대부분 모두 귀에 headphone 이라 earphone 들을 착용하고 있었고, 얼마나 음악을 크게 틀어놓았는지는 모르나 이들 귀에서 흘러나오는 흥겨운 Latin music 들을 옆에서 들을 수 있을 정도였지요. 이들이 듣는 음악은 하나같이 기쁘고, 즐겁고, upbeat 에 party on every day 느낌이 확실히 들었습니다. 옷차림들은 남루해도, 불법이민자들이 그들 중 대부분이었어도, 이들 근처에 있으면 왠지 흥겨워지는 느낌은 확실히 들었었지요.
Manhattan이 아닌 다른 곳을 탐험하는 일은 New York City 를 알기 위한 가장 첫 단계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은 보통 The Hamptons (Montauk 이 위치한, 지난 번 소개해드린 Fire Island 의 끝자락) 이나 북쪽의 The Catskills (캣스킬 산맥과 그 주변), 심지어 The Hudson River 주변의 몇몇 마을로 나가는데, 이들 중 어느 곳도 차 없이 당일치기 여행에 적합한 곳은 없지요. 그리고 이런 faraway place 에서 New York City 를 느끼긴 어렵습니다. 그럴 바에야 Maine 주나 Rhode Island 로 가는 게 좋지요.
진정한 NYC experience 는 Brooklyn 이나 Queens, 그리고 심지어는 The Bronx 로 발걸음을 향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참고로 뉴욕시는 Manhattan, Brooklyn, The Bronx, Staten Island, 그리고 Queens 라고 불리는 다섯 개의 자치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차가 있으면 이 모든 borough 를 다니기 쉽지만, 아니더라도 뉴욕 지하철은 NYC 어디든지 갈 수 있도록 되어있고, 환승 여부에 관계없이 한 번에 $2.75만 내면 비용도 저렴하고 쉬운 여행이 가능합니다.
그 중 오늘은 지난 번에 소개드린 "이민자들의 지하철"이라고 알려드린 No. 7 전철을 타고 갈 수 있는 Queens 에 위치한 township 인 "Corona" 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Corona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노동자 계급이 사는 동네입니다. 동시에 이 동네는 salsa music 부터 시작하여 중남미 문화를 제대로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town 이지요. 이 곳에 가면 불행이나 걱정거리가 없이 사는 사람들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즐거운 음악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소소한 재미들로 가득합니다.
조금은 가난하게 보이는 동네임은 확실합니다. "보통사람들이 사는 동네"라는 생각이 전철 문을 나서자마자 들 정도지요. 하지만 이 곳은 소박하고, 솔직하며, 요란하기도 하지만 잔잔하기도 하고, 치안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인정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그런 동네입니다. 이 동네 Corona 에는 의외로 볼 것과 갈 곳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몇 개를 올려봅니다.
1. Louis Armstrong’s House
Corona 는 전설적인 jazz musician 인 Louis Armstrong이 살았던 곳입니다. 지금은 그의 집이 대중에게 공개되어 있기도 하지요. 이 분의 말년이 기쁘지많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jazz 의 거장이 Corona 라는 변두리 동네, 이렇게 작은 집에서 삶을 마무리했한 사실이 겉으로 보기엔 측은하지만, 어쨌거나 그는 jazz 의 최고봉이었음은 확실하기에, 그가 살아온 여정을 돌아보았을 때 많고 소중하며 특별한 추억거리가 있었음은 확실하겠지요. 그 때만은 꽤 기뻤으리라 생각합니다. 지하철 정류장은 이 집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Louis Armstrong 의 아내 Lucille Wilson은 1943년 자신의 돈으로 이 집을 샀지만 그를 처음 데려올 때까지 Louis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답니다. 그는 자신이 그런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금방 정착했고 많은 돈을 번 후에도 다른 곳으로 이사하지 않았다는군요. 이미 언급했듯이 Corona는 노동자 계급이 사는 동네이고 많은 사람들은 이 부부가 이곳에 머무는 것에 항상 놀랐다고 하지요. "이 소박한 동네에 이 유명한 사람들이 왜 계속 사는 것일까?"가 가장 궁금했겠지요. 아마도 이 지역에서 느낄 수 있었던 '모두가 같은 사람이라는'공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이 곳을 좋아했을 듯 합니다.
2. Lowe's Plaza Theater
103번가와 Roosevelt Avenue 에 위치한 The Corona Plaza는 Queens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 중 하나입니다. 전철역을 나서자마자 보이는 일종의 landmark building 이지요. 1927년 No. 7 line이 코로나를 통과하면서 처음 문을 연 Lowe's Plaza Theater 는 보드빌 공연과 초기 흑백 영화를 상영했다는군요. 근처 Jamaica 에 현대적이고 고급스러운 Valencia Theater가 문을 연 후 몇 년이 지나면서 The Corona Plaza 는 명성을 잃기 시작했고, 이후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면서 1990년대에는 스페인어 자막으로 Hollywood 영화를 상영하여 새로운 라틴계 이민자들을 위한 독립 극장으로 운영되었답니다.
안타깝게도 이 극장은 2005년에 문을 닫고 Walgreens 와 또 다른 체인점이 들어섰습니다. 형태만 극장의 모양을 가지고 있는 이 건물은 지역 비즈니스와 기관의 허브로서 지역 사회에 계속 봉사하고 있지만, 원래의 장식용 tin ceiling 은 theater 가 문을 닫은 지 오래 된 지금도 존재하지요.
3. Mexican Food
Corona에는 라틴 아메리카, 특히 멕시코계 인구가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뉴욕에 있는 동안 진짜 멕시코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이곳을 방문해보세요. 제가 가보라고 들었던 곳은 문을 닫았지만 다른 곳에서 좋은 식당을 예전과 같이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1990년대 이 곳에 처음 와본 후 계속해서 이 지역이 마음에 들었던 여러 이유들 중 한 가지는 모든 거리에 독립적인 상점과 식당이 즐비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다른 도시 중 이런 곳이 있는 곳은 런던뿐인데, 런던은 이 정도 규모도 아니고 체인점도 많지 않아요.
최근에 찾은 곳은 테이블 몇 개와 카운터만 있는 작은 식당이었습니다. 구석에 있는 TV에서는 '당연히' soccer (축구) 경기가 중계되고 있었지요. 다른 손님들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10대 청소년이나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들이었습니다. 모두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카운터 뒤에서 서빙하는 여성은 스페인어만 할 줄 알았고 제가 영어로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더군요. 이만큼 Corona 는 100% Latino town 이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었지요. 어쨌거나 저는 그녀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창문에 걸린 메뉴사진 중 하나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제 뜻을 정확히 알아듣고 vegetables, chillies 그리고 guacamole 가 들어간 부드러운 타코 두 개를 내어주었지요.
저는 스페인어 몇 마디, 그녀는 영어 세 마디로 대화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지만 그녀가 멕시코 출신이라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멕시코에 가지 않고도 제 멕시코식 점심 식사가 멕시코식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었지요.
다른 사람들이 milkshake 처럼 생긴 음료를 마시는 것을 보고 같은 Mexican 여성에게 제 식사 마지막에 한 잔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알고 보니 계피 향이 나는 우유 음료였지요. A cinnamon flavoured milk drink. 쌀도 섞여 있어서 단순한 milkshake 그 이상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레시피를 찾아봤지만 아직 만들어보지는 못했어요. 정말 맛있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꼭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4. The Lemon Ice King of Corona
Corona에서 하루를 보내면서 The Lemon Ice King 을 방문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곳이지요. 거리로 통하는 serving hatch 가 있는 작은 코너 가게에서 진짜 Italian ice cream 을 판매하는 곳이지요. 사실 맛이나 texture 는 ice cream 아니고 gelato도 아닙니다. Ice 그 자체인 듯. 유제품이 들어가지 않아서 일종의 sorbet 일 듯 합니다.
1940년대 이탈리아인이 시작한 이 사업은 거의 30년 전에 같은 이탈리아인인 현재의 가족에게 매각되었습니다. 모든 아이스는 구내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며 맛의 목록은 경이로울 정도지요. 전통적인 맛은 레몬이지만 메뉴에 땅콩버터가 있는 것을 보고 꼭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지요. 땅콩버터는 아이스크림에 잘 어울리지만 얼음에 넣으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얼음이 꽤 작을 거라고 예상해서 몇 가지 맛만 먹어볼까 했는데 (섞어 먹지는 않고), 실제로는 꽤 크고 작은 종이컵에 빽빽하게 들어 있습니다. 한 개로 충분합니다. 위에 나와있는대로 menu 가 화려하지요?
5. Corona Park
Flushing Meadows Park 라고도 알려진 이 공원은 US Tennis Open 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며, 바로 옆에는 The New York Mets 홈구장이 있는 곳입니다. 영화 Men in Black 2 의 배경으로 촬영되기도 한 이 곳은, 아마도 한국에서는 국민학교 시절 (40세 이상) 공책에서 볼 수 있었던 큰 지구본도 이 곳에 전시되어 있지요.
위 사진이 바로 Men in Black 2 에 등장한 비행접시 건물입니다. 저 건물이 실제 UFO 일까요?
가을이 되면 이 곳에서 한인추석잔치가 열리곤 했습니다. 최근 5년간은 관련소식을 일부러 찾지는 않아서 지금도 이 곳이 사용되는지는 모르지만, 행사가 열릴 때면 근처에 불고기 갈비 등의 좋은 냄새가 퍼져서 Conora 주민들이 홀린 듯이 찾아 걸어오는 모습들도 자주 봤었습니다. 문화적으로 참 잘 섞일 수 있었던 이벤트였는데, 2010년대엔 K-pop 걸그룹들이 와서 이 행사의 전통적이었던 분위기를 끊어놓은 이후 제 개인적으로는 관심 밖으로 멀어진 지 오래입니다.
Anyhoo, 근처에는 동물원도 있고, 분수대도 있으며, 가족이 놀러오기에 아주 좋은 장소입니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rocket 들도 실물이지요. 달에 다녀온 애들이라는데, 저는 Conspiracist 라서 달나라 여행은 믿지 않고, 그저 이 rocket 들은 Hollywood 가 제작한 거대한 소품으로는 인정하고 있긴 합니다.
아, 물론 밤에는 위험하지만 낮시간에는 다니기에 전혀 문제가 없는 평안한 곳이지요. 평일에는 사람들도 적어서 나만의 여행을 찾으신다면 적합한 장소가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Corona 에서 이 공원 (Flushing Mesdows Park) 을 가로지르면 Kew Gardens Hills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이 곳을 언급하는 이유는 Simon and Garfunkel 의 Paul Simon 이 살던 곳이 이 동네였고, 그와 Corona 와 연관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많아서인데, 이유는 Paul Simon 의 노래들 중에 Latin music 의 영향을 받은 곡들이 많습니다. 아마 그의 젊은 시절, 그러니까 1970년대부터 Corona 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들을 그의 노래에 담아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래 사진: Paul and Art in front ofPaul'shouse, Kew Gardens Hills, spring 19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