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쟁력이란

지나가는 생각

by Rumi


신용이 없어도 신용카드가 나오는 미국

90년대 초반, 뉴욕 한인타운 내 어느 마켓에서 bag 을 싸주는 일을 하던 사십대 남자가 있었습니다. 너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십대 후반이었던 제가 보기에도 안타까와 대화를 시작한 후 두어달이 지나지 않아 그 남자와 저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지요.


어느 날, 그가 Capital One 이란 금융기관에서 발행한 Visa 카드를 제게 내보이며 크게 미소를 지으며 말하더군요: "이제 나도 신용카드가 생겼어요!" 그를 저는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고, 그는 자신이 최근까지는 불법체류자였고, 여러 방법을 통해 영주권을 받기위해 3년 이상의 고생을 한 결과, 2주 전에 영주권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합법적인 신분이 된 3일 후 그의 우편함에는 신용카드 신청서가 도착해 있었고, 이를 교회 사람들의 도움으로 작성하여 제게 보여 준 그 카드를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제게 해 주었습니다. 물론 한도는 200불로 책정된 아주 기본형 카드였지만 그의 얼굴은 참 행복해 보였지요.


이번 해 초에 비슷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위의 이야기보다 35년 가까이 지났지만 같은 경우였지요. 그도 불법체류자였고, 작년에 영주권을 받았답니다. 그 또한 같은 순서로 자신의 영문이름이 새겨진 미국카드사 Visa 카드를 받았다고 하네요.


미국의 경우는 합법적인 체류자가 되면 금융에 대한 access 는 미국인과 동일하게 됩니다. 심지어 불법체류자라 해도 신용카드까지는 아니지만 살기에 부족하지 않도록 금융거래가 어느 선 까지는 가능합니다. 정상적인 체류자격을 가진 후에는 미국인들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를 받게 되지만, 소득, 자산, 신용거래기간 등에서 가야 할 길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 남의 돈 (금융가관 돈) 을 Day 1 부터 쉽게 쓰지는 못하지만 성실히 일하고 자산을 모으기 시작하면 차차 그렇게 되는 것이, American Dream 의 기본적인 요소들 중 하나라는 생각입니다. "평등"이라는 기본 틀 가운데 인종적인 것은 한 요소일 뿐, 많은 다른 요소들도 엄연히 있고, 중요합니다. 이런 토대로 해서 60년대부터 우리 한인교포들은 미국 내 자리를 잡아왔고, 미국에 대한 애착이 강한 이유랍니다. 지난 Covid era 때도 미국인 영주권자 구별 없이 지원이 동일하게 주어진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남한의 불평등한 대외국인 금용조건의 한 예

한국에서는 오늘부터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이라는 것이 나오지요? 저는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 이유는 한국 국민이 아니라는 이유 하나라더군요. 합법적인 자격으로 거주하며 매출을 발생시키고, 고용을 하는 사람임에도 그렇습니다. 만약 매출 등 이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없다고 해도 선진국에 속하는 자평을 하는 국가라면 자국민들과 차별을 두면 안 될 일이지요. 기준이 그렇다고 가정한다 해도 아이러니한 점이, 개인사업자를 위한 50만원 크레딧은 사업자가 외국인라도 주더군요. 동일한 기준이라면 사업자가 외국인이라도 주지 않음이 맞겠습니다. 기준이 없어보이는 것보다 추한 정책은 없습니다.


지난 십수년간 이런 불편과 불공평한 처사를 경험한 것이 족히 수십번이 넘어서 이번에도 그러려니 했고, 역시 그랬었지요. 아이러니한 것이 제가 한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소득 및 국민건강보험료 액수 상위 15% 내에 들어가도, 여러 세금을 평범한 직장인 10명 합친 것보다 더 내고 있어도 이런 경우가 생기면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쪼잔한 일이지만 불쾌함은 숨길 수 없지요. 사람이라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이 외에도 대외국인과 내국인 차별의 경우는 아주 많습니다. 그걸 모두 나열하는 것도 무의미한 일일 것이겠지요.


이런 경험을 하면서 미국의 경우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과연 한국의 정책은 (다른 나라들은 모르지만 상호적 관계라는) 미국의 정책과 비교시 - 최소한 합법적인 거주자에 대해 - 평등한지에 대해서 말이지요. 소득이 많아도, 신용이 970이 넘어도, 한국에서 주택구입 대출을 받으려면 (집단대출이 아닌 개인주택 구입대금, 예를 들어) 주택감정가 대비 40-60% 만 대출이 가능합니다. 기존의 한국 국민들은 80% 까지라더군요. 신용카드의 경우 신청을 하라고 해서 했더니 외국인은 안 된다는 경우도 두 번 있었는데, 90년대 초반 미국에서 알고지내던 그 ex-불법체류자 분의 얼굴이 생각나더군요. 이런 내국인 대비 평등한 '법 덕분에' 현금을 더 쓰게 되었고, 이자를 덜 내게 되었지만 기분은 - 더럽더군요.


요즘엔 K-something 에 더해 Korean Dream 이라는 말도 방송에서 간혹 들리더군요.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이 곳에 와서 직장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을 이야기로 만들어 내보내면서 나오는 script 중 하나입니다. 이런 다큐멘터리를 만든 사람이나 혹은 노동이주자로 이곳에 사는 그들 중 일부에게는 그렇게 보일지 모르나, 과연 그들도 모르는 요소들, 공정하고 평등한 요소가 그들을 위해 제공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대미 관세협상에 배어 있는 불평등

미국의 Trump 대통령을 깡패와 같은 존재로 언론에서는 이야기합니다. 사실 저도 이 사람에게 세 번 연속 제 표를 주었지만 이번만큼 회의적인 생각이 든 적은 없습니다. 어찌 보면 우방인 한국에게 매우 부당한 처사로 보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리 보입니다. 제약품 관련 이슈,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와 쌀, GMO, LMO 감자 등에 대한 추가 개방, 미국 기업 구글이 요구하는 5배 정밀지도 데이터와 빅테크 규제 해제 등, 한국은 해결이 매우 어려운 벽들이 많아 보입니다. 그런데 과연 미국이 지나친, 도둑놈같은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인지는 정말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할 일입니다. FTA 이후 제약품 및 식품의 경우 대미수출에 대한 장벽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수입되는 제약품과 관련해서는 정부 및 국민건강공단의 전략적인 판단에 의해 미국산 제약품에 대한 십수년간의 가격통제가 있어왔음은 미국계 제약회사 임원들로부터도 들은 이야기이고, GMO 식품의 경우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GMO 가공품을 수입하는 국가가 한국인데 (아마 CJ 가 GMO 가공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GMO 또는 LMO 를 논의하는 게 어불성설이지요. 곡식과 육류 또한 보호정책 장벽 또한 한국이 매우 높다는 것을 바보가 아니라면 알 수 있습니다. Bigh tech 규제도 후진국 수준으로,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한것으로, 결국은 명분으로 보안이라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는 한국입니다. 심지어는 Amazon 에서도 개인자격으로 살 수 없는 미국상품들이 과반에 속합니다 - 식료품일 경우는 더 심하지요. Legal field 도 온전히 개방해야 실력없는 변호사들이 줄어들게 될 듯 하고, 이들만의 시장을 온전히 유지하고자 이 legal market 도 닫혀있는 상태입니다. AMCHAM 모임에 가면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한국국적자라면 얼굴이 붉어질 내용들이 많지요.


방위금 부담에 대해서는 이미 의견을 올린 바, NATO 에서 가장 적게 내고 있는 룩셈부르크 (GDP 대비 0.7%) 보다도 한참 적은 0.05% 를 한국이 내고 있으니, 13조원 부담하라는 Trump 대통령의 말이 깡패처럼 들려도 비합리적이지는 않습니다.


https://brunch.co.kr/@acacia1972/902




공정한 조건에서 만들어진 경쟁력이 진짜입니다. 한국은 아직 그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은 확실합니다. 대원군과 같은 폐쇄정책은 아닐지라도, 작게는 합법적거주자에 대한 공정함, 크게는 대외적으로 평등한 경제정책 및 환경을 만들어야 매번 환율지정국으로 지적되거나 관찰대상국으로 낙인찍히는 일도 없을지도 모르며, 그래야 지금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움이 차후 진실한 자랑거리가 될 수 있겠지요.


- July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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