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생각들
흔하게 볼 수 있는 얼굴은 아니었습니다. Facebook내 "Japan Shorts"라는 페이지에 올려진 어느 한 포스트를 접하게 되었고, 이 포스트에는 아래와 같은 사진에 더해 다음과 같은 comment 가 딸려 올라와 있더군요:
"Editors… can anyone please help rescue this photo."
사진에 눈이 끌린 것은 당연했을지도 모릅니다. Strikingly beautiful 한 얼굴은 아니나, 매력이 강한 여성의 외모였고, "Eyes Up Here! (시선은 위로 향해야지!)"라고 이 여자가 곧 소리칠 듯하여 괜스레 부끄러워지게 만들 수 있는 사진이었지요.
일본 어딘가에서 찍은 듯한 사진일 듯했습니다. 이 여성의 뒤로는 사화산 또는 휴화산의 전경이 드리워져 있고, 그 앞으로는 일본 편의점이 있는 사진 - 그리고 아마도 버스에 올라타기 전 의식하지 않고 있던 카메라의 존재를 갑자기 인식한 듯 한 어느 한 여성의 모습입니다.
이 사진, 처음에는 이 여성의 외모로 인해 제 시선을 잡았지만, Facebook에 이 사진을 올린 사람의 말대로 왠지 이상한 사진이라는 생각이 조금 후에 들더군요. 흰 눈이 쌓인듯한 사(휴) 화산을 포함한 뒷배경도 그렇고, 편의점 앞 주차되어 있는 차 속에 앉아있는 선글라스 남자의 어찌 보면 음흉한 얼굴, 그리고 그 남자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곳에 서 있는 이 매력적인 여성도 말이지요. 하지만 이 여인의 시선, 딱히 어딘가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공허하기도 해 보이는 눈빛에, 시선이 자꾸 아래로 향하게 하는 이 여인의 상반신까지 포함해서 이 사진은 아무래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기서 제 생각은 이 사진에서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 생각은 예전의 기억 속으로 저를 이끌어 가더군요. 90년대 초 늦여름, 이십 대 초반이었던 제가 어느 여자아이와 함께 Long Island 어느 해변가에 앉아 태양을 바라보던, 그 어느 늦은 오후의 추억 속으로 저를 데려다주었습니다. 아마도 위 사진의 여성이 입고 있는 옷의 색과 같은 색을 가진 옷을 그 애가 입고 있었던 날의 추억인 탓에, 이 사진이 저를 그 아이와 그날의 추억으로 연결시킨 것이 아닐까 생각했지요.
그 아이는 위 사진의 여성과 같은 외모와 옷차림은 아니었지만, 이제 제 생각이나 관심은 이 사진의 여인과는 아주 멀어진, 30년이 넘어가는 과거의 어느 날의 추억 속으로 떠나 있게 되었지요. 그 아이와 나눈 대화들, 가고 오던 길의 풍경들, 그날의 온도와 해변가의 덥지만 건조했던 바람까지, 마치 그날이 지금처럼 느껴졌습니다.
잠시 십여 분간의 여행을 생각 속에서 다녀오게 된 오늘 오후였습니다. 여전히 제 laptop screen 에는 이 매력이 넘치는 여성의 모습이 올려져 있었지만, 이 사진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다시 찾을 수가 없더군요.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도 무의미하게 만든 한 줄기의 추억으로 인해, 이 사진은 마치 오래된 영화 "첩혈쌍웅"의 주제곡 가사처럼 "신기루를 엮으며 가볍게 취해 일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해 준 고마운 사진이 되었습니다.
- July 22,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