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이 무엇인가
친한 원장부부를 만났다.
아무도 얘기를 꺼내지 않았는데
'그녀'는 가방 얘기를 한다.
이번 생일에 내가 사준 샤넬가방이다.
이제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는데
그녀는 가는 곳 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샤넬'가방에 대해 얘기하고 보여주고 있다.
지난 주,
내 기억으로 늘 샤넬가방만 하나 사면 이제 되는데..하는 그녀의 혼잣말이 갑자기 생각났다.
이제 '환갑'이라는 나이가 되고, 기념이라면 기념이라고 할 수 있는 한 획이 그어지는 시간인데..
갑자기 그 샤넬가방을 내가 꼭 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참 기특한 일이기도 하고, 내가 생각해도 잘해낸 생각이기도 하다.
수요일 생일축하를 앞두고 샤넬가방을 사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마침, 그 날 그녀와 웨딩헤어삽에 같이 갔던 지인과 백화점에서 샤넬 가방을 보고 왔던 것이다.
묘하게 맞아 떨어진 타이밍~
살짝 놀라는 듯한 그녀의 반응에.. 뭐지 했는데.. 바로 그 날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이다.
말 나오기 무섭게 월요일에 롯데 백화점을 향했다.
이것 저것 살펴보았지만 역시 '클래식'한 것이 제일 눈에 띄기도 하고 무난해 보였다.
내 생각을 전하기 보단, 그녀의 판단과 결정에 맡겼는데 역시나 그녀의 픽도 그 가방이었다.
자기 표현을 잘 하지 않는 그녀인데
그 가방이 그렇게도 가지고 싶었던 것이였는지
예쁘지? 어울려? 고마워~ 하는 말을 연발했다.
그냥 속 마음이 다 보이는 그녀의 반응에 나도 괜히 기분이 업되고 참 잘했네. 타이밍도 예술이었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후에 아이들과의 생일파티, 교회, 가족모임 그리고 어제 지인만남에서도
그 가방에 대한 행복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사실, 나는 이해가 잘 안되는 면도 있다.
'명품'이라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다.
그리고 '그녀'의 생각이다.
뜯어보면 별 것도 없다.
예쁘거나 특이한 것은 너무도 많다.
하지만 하지만 '명품'이어야 한다.
거의 똑 같은 것도 짝퉁은 안된다.
짝퉁은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그리 실용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난 기능에 더 많은 관심이 있는데
우리 '그녀'는 아니다.
그녀의 가치기준은 다르다.
난 '명품'에 열광하지 않는다. 아니 열광되지 않는다.
뭐가 달라도 다를 것 같은데 나는 그게 느껴지지 않는다.
시계도, 자동차도, 가방도... 비슷하다.
한편으로는 그녀의 그런 감각이 묘하지만 부럽기도 하다.
나와 다른 고차원의 감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어렴풋한 추측 때문이랄까..
어쨌던
그녀는 그 일로 너무 행복해 하고 있다.
나는 덩달아 행복하다.
꼭 '명품'이, '가방'이, '샤넬'이 가져다 준 행복은 아니겠지만
이번 일은 모두가 좋았던 소위 'Win Win' 이었던 것 같다.
나도 '명품'을 느끼는 눈을 가지고 싶다.
내가 '명품'이 되려면 더욱 필요한 감각이 아닐까.. 묘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