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경험이고 사람이다.
여행은 장소가 아니고 경험이고 사람이다.
여행은 장소를 정하는것으로 시작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남는 것은 그곳에서의 '경험'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이다.
캐나다 록키 여행을 결정하고 떠난 15일간의 여행이 끝났다.
경이로운 산악과 광활한 대지, 아득한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일직선의 도로들,
그리고 백인들의 눈동자를 연상케하는 호수들의 물빛과 하얀 가지에 붙어 팔랑이는 자작나무의 노란단풍은 이국적이고 신비한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돌아보니,
내가 본 경이로운 풍경과 장엄한 산맥보다
그 산과 그 길과 그 대지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이번 내 여행의 거의이자 대부분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여행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정말 세상 편하게 살며 부업처럼 가이드하던 현지가이드와 그를 따라 같이 여행했던 가이드의 아내 (내 과거 경험상 참 특이한 상황이긴 하다), 정치색이 달라 크게 떠들 때는 이어폰을 끼어야했던 재섭던 유일한 동행부부의 남편과 그의 넋두리 같은 궤변들 그리고 그의 말에 반은 무시하듯 툭툭 말을 던지는 그의 아내, 나를 보고 '재키 찬'을 닮았다고 엄청 친한 척 하던 호텔직원과 유난히 관심을 보이시던 머리 희끗한 어르신..
그들은 그냥 스쳐지나가는 그저 '사람'이였다.
하지만,
레드디어에서 만난 어릴적 친구 낙진이 부부와 벤쿠버에서 만난 예은이 가족들은
경치를 보고자 했던 여행의 목적을 잊어버릴 만큰 커다란 느낌을 준 사람들이였고
이번 여행의 진짜 '사람'이였다.
30여년이 지나 환갑을 넘긴 나이였지만
우리는 학생시절, 청년시절에 머물러 있었다.
그 때의 기억들을 떠올리느라 시간이 부족했다.
물론 기억의 조각들이 달라서 "그랬었나.." 하는 것들도 있었지만
그 나마도 애틋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함께 바람부는 바닷가를 뛰어다닐때도
벼랑을 옆에하고 가파른 산길을 오를때도
끝없이 이어지는 자작나무 노오란 단풍길을 달릴때도
연신 감탄을 뿜어대며 걸었던 호숫가의 산책때도
너무 좋았지만
그를 만나서 더 좋았고
그와 지나간 옛날을 회고하는 게 더 좋았고
옛날의 친구들과 친구들의 어머니들과 동생들과 형들과
우리의 학창시절 유일한 무대였던 명덕교회와 고덕동의 그 동네들이
더 좋았다.
기약할 수 없는 다음을 약속하며 헤어질 때
그것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서로가 했겠지만
차마 그 말만은 입밖에 내지 못했다.
그런 사람을 그 곳에서 만났다.
록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