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잘 하고 싶은 게 있다.
그게 하나가 아니라는 게
안타까우면서도 다행스런 일이기도 하다.
음악도 잘 하고 싶고,
물론 노래도, 통기타도, 일렉기타도, 베이스도.. 포함이다.
그림도 잘 그리고 싶고,
글쓰기도 즐기고 싶고,
스타크래프트도 잘 하고 싶고,
골프도 잘 하고 싶고,
심지어 영어도 잘 하고 싶다.
정말 잘 하고 싶은 게 너무도 많다.
주위 사람들은 나보고 '노래'를 잘 한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안다.
내가 노래를 참 못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나보고 '음악성'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안다.
내가 얼마나 음악성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나보고 '기타'를 잘 친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안다.
나의 알량한 기타실력은 그 어디에서도 내어 놓기 힘들다는 사실을.
엉겹결에 교회 성가대 지휘를 맡았다.
20년 넘게 지휘하시던 지휘자님이 코로나 때
갑자기 소천하셨고,
코로나가 끝나서 성가대가 다시 시작되어야 했는데
지휘자가 없어 여러 달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성가대에 대한 수십년의 열정을 가지고 계신
권사님들과 집사님들의 실망은 너무도 컸다.
100만원이면 전공자 지휘자를 모실 수 있는데
이런 저런 교회의 사정과 목사님의 뜻이 거기에 있지 않았다.
궁리궁리 끝에 당분간 나에게 지휘자의 십자가가 들려졌다.
정말 이건 나에게 '십자가'이다.
한 번도 해본 적도 없고
내가 나를 잘 알다시피 나는 재능이 없다.
거기에 클래식 성가를 지도할 능력은 더욱이 더 없다.
단지 성가대의 한 파트를 담당할 정도의, 딱 그 정도의 수준이다.
그리고
그런 시간이 2년이 다 되어간다.
나도 얼떨떨하지만 성가대에 대한 칭찬과 격려가 어마무시하다.
살짝 돌려서 생각해 보았지만
그냥 형식적인 칭찬과 지지는 아닌 것 같다.
그럼 정말 잘하고 있는 건가?
내가 지휘하고 부터 우리 교회 40년 역사에서
가장 은혜롭고 영감있는 찬양을 하고 있다는 말들이 사실인가?
나는 아직도 확신이 없다.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열심히 책을 사서 읽고 연구하고
영상과 자료를 찾아보며
정말이지 이것 저것 다 해 보고 있다.
발성, 지휘, 합창, 선곡..
내 책상에 있는 책들의 3분의 1은 성가대관련이다.
가방에는 늘 성가집이 서너 권씩 들어있다.
유명 지휘자들의 영상을 보며 따라해 보기도 하고
세계적인 합창단의 곡들도 지루하지 않게 보고 감동과 부러움에 젖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지금 생각해도
나는 재능이 없고, 너무 부족하다.
특별히 음악에 있어서.. 노래에 있어서.. 지휘에 있어서..
그런데 평가는 그와는 다르게 '훌.륭.하.다'
이유를 모르겠다.
내가 나를 모르는 것인지
남들이 나를 모르는 것인지.
어찌되었건
두려움 반, 행복감 반,
그리고
기대 반, 염려 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잘 하고 싶다.
잘 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