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실천하기
이번 주말 내내, 집에 쌓인 레고를 정리하고 있다.
나는 어릴 때 집에 레고가 없었다. 그래서 레고를 가진 친구들을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내 아이만큼은 마음껏 가지고 놀길 바랐고, 다른 것보다 레고를 많이 사주었다. 하나둘씩 구입하다 보니, 어느새 아이 방을 가득 채울 만큼 많아졌다.
하지만 새 장난감이 생기면 기존 것들은 자연스레 손이 덜 가게 된다. 그래서 사용하지 않는 것들을 중고로 내놓는 게 습관이 되었다.
좋게 보면 자원의 순환, 현실적으로는 지출의 일부 보전이기도 한다. 아예 사지 않는 것도 방법이지만, 아이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로서의 즐거움도 느껴진다.
다만, 아이 입장에서는 너무 쉽게 얻다 보니 돈의 소중함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장난감도 '돈 주고 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면 언제든 생기는 것'처럼 인식하는 건 아닐까 고민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아이의 경제 교육'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경제 교육, 언제부터 가르쳐야 할까?
요즘 많은 부모가 자녀 명의로 주식 계좌를 만들어 경제 교육을 시작한다고 한다. 우리도 고민했지만, 생활비에 집중하다 보니 미루기만 했다. '여유가 생기면 해야지' 하다가 결국 시작조차 못 할 것 같아, 올해는 작은 규모라도 시작해 보기로 했다.
지난달 아이 명의로 증권 계좌를 만들고, 받은 용돈과 장난감 중고 판매 수익을 차근차근 넘겨줄 계획이다.
단순히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직접 관리하며 돈의 흐름과 가치를 익히게 하는 게 목표다. 동시에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물건 정리하는 습관도 함께 길러주고 싶다.
직접 경험으로 배우는 가치
경제 교육의 본질은, 아이가 직접 경험하며 배우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저희는 다음과 같은 계획들을 세웠다.
1. 장난감 판매 참여하기
중고 판매 시 아이가 가격을 정하고, 판매 대금을 어떻게 쓸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한다. 단순한 물건 정리를 넘어서, 스스로 그 가치를 매기고 교환하는 경험도 중요할 테니까.
2. 주식 개념 익히기
증권 계좌를 만들고, 아이가 관심 있는 기업을 통해 투자 개념을 쉽게 설명해 주려고 한다. 돈을 불리는 것뿐 아니라, 돈의 흐름을 배우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3. 용돈 기입장 쓰기
아이가 직접 용돈을 기록하고 지출을 계획할 수 있게 용돈 기입장을 쓰는 습관을 들이려고 한다. '지금 당장 갖고 싶은 것'과 '기다려서 더 의미 있는 것' 중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는 능력도 길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4. 소비 우선순위 정하기
예전에는 용돈을 장난감을 사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쓸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해 보려 한다.
장난감을 구입하는 대신, 조금 더 가치 있는 걸 사거나, 체험이나 여행 같은 곳에 쓰는 방법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기부와 자원 순환의 가치
장난감을 파는 것뿐 아니라, 기부의 의미도 아이와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내가 쓰지 않는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는 소중할 수 있다.'는 가치도 중요하니까.
또한, 중고 구매도 해보면서 새것이 아니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걸 알려주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환경 보호와 자원 절약의 중요성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돈을 다룬다는 것, 결국 삶의 태도
돈을 관리하는 법을 배우는 건 단순히 '부자가 되는 법'을 익히는 게 아니라, 삶의 태도를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경험을 통해 소비 습관을 개선하며, 경제적 사고방식을 심어주는 게 최종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