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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3월의 끝에서,

수고한 나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by 아카


3월은 늘 정신없이 흘러간다. 아이의 새 학기가 시작되고, 회사에서는 4월을 앞두고 제도와 상품이 바뀌면서 하루하루가 숨 가쁘게 지나간다.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른 채 밤이 되고, 한 달이 끝나갈 즈음엔 그제야 '아, 또 이렇게 시간이 흘렀구나' 하고 깨닫는다.


이번 3월도 예외는 아니었다. 새로 바뀌는 것들이 너무 많아 정신을 놓을 틈도 없었고,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하나둘 겹치는 바람에 마음이 급해지는 날이 많았다.


갑작스레 진행된 금융감독원 감사까지 더해지면서 계획은 계속 어긋났고, 때론 멈춰 서서 한숨을 쉬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하나씩 해결해 나갔고, 이제는 다행히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모든 걸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했더라도, 고비를 넘긴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다는 걸 또 한 번 배운다.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다 보면, 계절이 바뀌는 것도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그런데 문득 창밖을 보니, 어느새 겨울이 물러나고 있었다.


아침저녁으로 여전히 쌀쌀하지만, 낮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고, 길가엔 봄꽃들이 하나둘 피어나고 있다. 출근길에 스치듯 본 산수유 꽃도 어느새 활짝 피었다.


계절은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제 곧 4월이 시작된다. 다음 달엔 어떤 날들이 펼쳐질까?


미래는 언제나 불확실하고, 예상치 못한 일들은 앞으로도 계속 벌어지겠지만. 그래도 나는 4월을 기대해 보고 싶다.

따뜻한 햇살,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들, 그리고 그 속에서 새롭게 만들어질 크고 작은 이야기들.



그래서 이번 주말은 잠시 숨을 고르고 싶다. 한 달 동안 애쓴 나 자신을 토닥이며, 조용히 3월을 정리하는 시간.


그리고 나의 늦은 퇴근으로 덩달아 힘들었을 아내와 아이에게도 따뜻한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

여기까지 읽고 있는 여러분들 포함, 우리 모두 3월 한 달 동안 정말 수고 많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춰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따뜻한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금요일 저녁이 되기를. 그리고 다가오는 4월엔 더 많은 좋은 일들이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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