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버티지 마세요
어떤 일을 하든, 열심히 해도 정작 티 나지 않는 순간들이 있다.
죽어라 고생했는데, 사람들이 몰라주거나 원하는 대로 결과가 따라오지 않는 상황.
지금 회사 노동조합도 그렇다. 점점 힘들어지는 업무 환경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임단협 투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회사와의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처음엔 직원들도 "고생 많다"며 조합 간부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싸움이 길어지고 늘어지면서 반응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 받았던 응원과 관심은 점점 줄어들고, 그 자리를 의심과 무관심이 채워간다.
그분들이 노력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지치는 것도 이해된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라오지 않으면, 허무함과 회의감이 밀려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노동조합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조금씩 투쟁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들을 돕는 역할을 맡고 있는 나로서는 이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사실 이런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묵묵히 노력하던 사람들도 한순간 늪에 빠지곤 한다. 아무리 애를 써도 인정받지 못하면, 노력의 가치가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지니까.
노력을 계속할 거라면 확실하게 결말을 보든가, 아니면 공감대를 형성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첫 번째 방법을 선택한 후, 끝을 보지 못하고 중간에서 멈춰버린다. 처음에는 힘차게 시작했지만, 점점 지쳐가다가 결국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혼자 하는 게 버거울 때는 다른 사람들의 힘을 빌릴 줄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자존심이나 책임감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는 걸 망설인다. 혼자 끙끙대다가 결국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마는 것.
노동조합을 보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으니까. 혼자서만 애쓰고, 스스로 해결하려고만 했던 시절.
가끔은 노력의 의미가 불분명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고, 헛된 수고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의문들이 머릿속을 맴돌면서도, 쉽사리 방향을 바꾸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걸 안다. 이대로 간다면 결말은 뻔하니까. 최선을 다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결국 남는 건 "고생은 죽어라 했는데, 욕만 먹는 결말"뿐일 테니까.
그분들이 모든 걸 짊어지려는 태도를 버리고 사람들과 함께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도록, 나도 힘을 더욱 실어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