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예능 <강철 부대 W>
요즘 글쓰기와 러닝에 집중하느라 넷플릭스는 거의 켜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작년 가을 방영된 <강철 부대 W>가 눈에 들어왔다. 전 편도 몇 번 봤었고, 출연자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었을 뿐 큰 차이 없을 거라고 여겼다. 그래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이번 시리즈 또한 진한 여운이 있음을 느꼈다. 단순한 체력 대결이나 서바이벌 예능이 아닌,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철학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현역 경찰도 있었고, 국가대표 운동선수 등 참가한 사람들은 각기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자신의 한계를 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는 것이었다.
거친 미션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난 그들의 눈빛과 행동에서 강한 근성, 서로를 향한 존중,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고요한 싸움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 프로그램이 전해준 가장 큰 메시지는, '강함'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아닐까? 우린 흔히 강한 사람을 '끝까지 버텨낸 사람', '쓰러지지 않은 사람'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눈물을 흘리고 좌절하는 그 순간조차도 강하게 느껴졌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모습이 하나 있었다. 미션을 완주하지 못한 한 참가자가 스스로에게 조용히 말하던 장면이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 내가,
자랑스럽다.
나는 그 말이 참 멋있다고 생각했다. 결과가 어떻든 간에, 여기까지 온 나 자신을 인정하고 다독일 수 있는 것이야말로 성장이자 성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강철 부대 W>는 경쟁 속에서도 연대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미션을 완수하지 못한 상대팀에 다가가 "파이팅"을 외치며 끝까지 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모습. 그 작은 행동들이 오히려 더 큰 감동을 주었다.
누군가의 성공이 또 다른 이의 실패가 아님을,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응원하는 아름다움을 다시 일깨워 주었다.
프로그램을 보며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때로는 잠시 멈추어도 괜찮다는 위로를 얻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작지만 단단한 용기도 얻었다.
살다 보면 누구나 자신만의 전장을 마주하게 된다. 어떤 이는 육아라는 전장에서, 또 어떤 이는 직장에서의 싸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어쩌면 우리 모두 이미 각자의 방식으로 충분히 강철 같은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걸 <강철 부대 W>를 통해 또다시 느낀다. 오늘도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여러분, 그리고 나 자신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 내가,
참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