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속 피터팬으로
저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정말 좋아합니다.
보고 나면 제 마음이 따뜻해지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저는 아직도, 어딘가에 남아 있는 마음속 피터팬을 놓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나이는 먹어도, 완전히 현실적인 사람으로만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실 근거 없는 낙관이 언제나 옳은 건 아닐 겁니다. 막연한 기대만으로 현실이 바뀌는 건 정말 드문 일입니다. 숫자는 냉정하고, 상황은 생각보다 빠르게 변합니다. 세상은 희망보다는 조건과 결과로 굴러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저는 희망까지 내려놓고 싶진 않습니다. 낙관이 틀릴 순 있어도, 가능성 자체를 외면해 버리면 그다음은 아무것도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냉정합니다. 수치와 성과로써 평가를 받곤 합니다. 하지만 결국 무언가를 실행하고 만들어 내는 건, 꿈꾸는 사람들입니다. 처음에는 허황해 보였던 생각도 누군가 오래 붙잡아둔 덕분에 우리 삶의 일부가 되기도 합니다.
아직도 세상에는, 꿈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 다시 해보자고 말하는 사람들, 실패를 겪고도 또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 그 목소리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제게는 작은 위로가 됩니다.
물론 저 역시 흔들립니다. 뉴스 한 줄에 마음이 내려앉고, 주변의 속도에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괜히 허황된 꿈을 꾸었다가 실망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그럼에도 저는 완전히 냉소적인 사람이 되고 싶진 않습니다. 희망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오늘을 다르게 선택하는 태도에 가깝지 않을까 싶거든요.
어쩌면 그 작은 차이가 내일의 방향을 바꿀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도 조금은 믿어보려 합니다. 근거가 완벽하지 않아도, 아직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요.
현실을 외면하지 않되, 가능성까지 접어두지는 않는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세상이 당장 달라지지 않더라도, 제 선택만큼은 희망 쪽에 두어보려 합니다.
아직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