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알 수 없는 마음, 쓸 수 없는 마음

by 삶예글방



비공개의 글이 많아지고 있다.


알 수 없는 마음들, 쓸 수 없는 마음들이 늘어난다.
쓸수록 보이는 나의 모습들이 드러난다.
보고 싶지 않은 우리의 모습들까지도 비춰진다.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비롯된 걸까
자연스레 비공개로 모든 글들을 쓰게 된다.

그럼에도 나의 마음들을 쓰는 이유들을 물으며, 다시 쓴다.
다시 마주한다.



글은 나의 안식처다.
나의 숨구멍이자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다.


가끔은 글이 무섭다.
적나라하게 글 속에서 펼쳐지는 나의 모습을 본다.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못한 나의 연약한 모습들이 글 속에 담긴다.
나의 모습이 보인다.
연약하고, 연약하다.



더욱더 생생하게 적혀 있는 글과 활자들 사이에 나의 모습들이 보인다. 글자 속으로 숨고 싶은 마음이다. 숨고 싶다. 그러나 다시 보여주고 싶다. 나의 모습들을, 생각들을, 마음들을 보여주고 싶다.


연약한 모습마저도 나의 모습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까지 끝없는 인내의 시간을 거쳤다. 마치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것처럼 좋은 글들만 세상에 보이고 싶었다. 연약하고, 아픈 시간들을 고이 감추며 좋은 순간들만 기록하고 싶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글을 쓰고 싶은 순간은 가장 연약하고 초라한 순간에 찾아왔다. 더없이 행복한 찰나의 순간에는 기록하기보다는 담고 싶었다. 눈으로, 마음으로 모든 순간을 담고 싶었다. 그러나 마음 한 켠이 공허하고 쓰러질 때면 오직 기댈 곳은 글이었다. 마음들을 쏟아낼 곳은 글 밖에 없었다. 그렇게 비공개의 마음들과 시선들이 쌓여만 갔다.

비공개인 글들을 세상에 내보내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순간들을 고민하고 삼켜야 했을까
비공개의 시선들,
비공개의 담론들,
비공개의 메모들을 세상에 내보낸다.

알 수 없는 마음들까지도
쓸 수 없는 마음들까지도 품고서 말이다.

나의 시선 모음집이다.









시원 작가소개 최종.jpg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