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온기가 흐르는 사람 곁이다.
2025년 11월 21일 문장밥
2년 간 월요일과 수요일 밤마다 독서모임을 진행해 오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계절이나 책의 종류에 상관없이, 책 친구들의 주거 형태나 나이에도 상관없이, 생각보다 자주 외로움과 고독을 주제가 되어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는 순간을 발견한다는 겁니다.
그만큼 지금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홀로 있는 중에, 혹은 군중 속에서도 고립감이나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이 쉬이 찾아오는 거겠죠.
저 또한 매주 사람들을 만나 깊고 넓은 대화를 나누고,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쓰는데도 외로운 마음이나 숨고 싶은 마음을 느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연말이 다가오며 특별한 기념일로 보내는 휴일이나 명절, 복작이는 기간에 오히려 외로운 마음을 느끼기 쉬울 것 같기도 하네요. 저는 요새 인스타그램에 들어가서 피드를 보고 있다 보면 괜스레 울적하고 씁쓸해지곤 하더라고요. 왜일까 생각해 보면서 자연스레 SNS 사용 시간이 부쩍 줄고 있는 요즘입니다.
일하는 틈틈이 읽고 있는 책 중에 마음이 따스해지는 문장을 선물해 준 책이 있어 오늘의 문장밥으로 차려봅니다. [PIE 나다운 청년들] 대표이자 상담사 김혜원 님이 은둔, 고립 청년을 10년간 만나고 상담해 온 경험을 써낸 책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입니다. 읽는 내내 생각하게 되고 눈물도 웃음도 나는 책이지만, 유독 이 문장에 시선이 오래 머물렀어요.
힘들고 지칠 때 우리가 돌아가 쉬고 싶은 곳은 결국 온기가 흐르는 사람 곁이다.
곁에서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노력해 상담 프로그램 참여자의 생활과 마음에 변화를 가져온 이야기 끝에 나온 문장이었습니다.
누군가가 긴 기간 동안 쌓아온 두터운 마음의 벽을 발견하게 되면, 우리는 그 벽이 결코 무너지지 않을 거라거나 혹은 그 벽이 무너지기 위해서는 벽을 쌓아온 만큼의 긴 세월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그럴 수도 있지만 때로 그 벽은 어떤 중요한 경험이 계기가 되어 비교적 짧은 시간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그렇게 균열되고 무너지며 놀랍도록 두터웠던 벽도 어느새 과거의 것이 되기도 한다.
(...)
고립, 은둔 청년들이 고립된 섬에서 사회로 혹은 가족에게로 다시 건너갈 수 있도록, 그들을 위해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 그것이 늘 내가 이들을 돕는 목적이고 우리의 행위가 필요한 이유라고 믿는다.
힘들고 지칠 때 우리가 돌아가 쉬고 싶은 곳은 결국 온기가 흐르는 사람 곁이다.
P.88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
아, 나도 온기가 흐르는
곁과 같은 공간으로 책방을 꾸려나가고, 글도 써나가고 싶다!
간절히 소망하며 지금의 머리에 가득 차오른 생각을 남겨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