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작가가 되지 않는 길이다.
12월 13일 토요일 문장밥
글쓰기 자체보다 쓰기를 통해 무엇을 얻을지 욕심을 내거나 기대하게 되는 자신을 마주할 때, 이 글을 스스로 처방합니다.
다른 길도 있다.
당신이 작가가 되지 않는 길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당신이 시인을, 작가를
직업으로 생각하지 않는 길이다.
책 「먹고 살고 글쓰고」
송승언 <사실 당신이 쓰는 글에는 별 가치가 없다、내 글이 그렇듯이> 파트에서 발췌
여기까지만 읽으면 그냥 작가가 될 자격이나 명분이 주어지지 않으면 글쓰기를 그만두라는 말이냐 읽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어서 읽어보면 왜 송승언 작가가 이렇게 말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은 계속 쓰고 싶은 글을 쓰면 된다. 당신의 노동에 정당한 보수를 지불할 직업을 가지고 낮 동안 열심히 또는 영혼을 빼놓은 채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글을 쓰는 것이다. 무엇을 써서 주목받고 팔릴지를 기획하고 글을 쓰지 말고 당신이 읽었고 읽고 있으며 읽어나갈 모든 것들: 당신을 감동시키고 전율하게 만들었으며, 생각하게 했고 의문스럽게 했으며, 화나게 했고 짜증나게 했으며, 슬프게 만들었고 기쁘게 만들었으며, 시시하게 만들었던 그 모든 것들에 대한 대답으로서 글을 써라. 그게 아마도 문학일 테니까.
뭉클해집니다. 읽을 때마다 뭉클합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그저 내 마음과 몸을 움직이게 만들고, 내 마음을 울린 것들을 계속 써나가자고. 내가 살고 싶은 삶에 대해 써재끼자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볼 지, 몇 명이 이 글을 읽고 구독할지, 내 글엔 언제 돈이 달릴지, 그런 것을 계산하지 않고 내가 계속 쓸 수 있게 나를 먹여 살리는 삶을 살자고요.
그렇게 더욱 자유롭고 아주 작은 소수가 깊이 감동하고 마음에 힘을 얻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세상에 얼마나 아름다운 책과 글, 살고 싶어 지게 만드는 문장이 많은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또 그런 사람이 어찌나 고마운지, 내 주변에 빛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써두고 싶습니다.
별 가치가 없기에, 큰 의무도 조건도 없기에 한없이 자유로울 수 있는 쓰기의 나날을 즐기는 주말을 보내야겠습니다.
비인지 눈인지 모를 것들이 흩내리네요.
촉촉한 하루 보내시기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