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과 답답함은 공존할 수 있을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난관이 한방에!

by 삶예글방



나 요즘 진짜 고생중이다?



한동안은 가게 하면서 나 혼자만 일했잖아. 근데 이번에 와인 수입을 준비하면서 너무 힘든거야. 똑같은 언어를 쓰고 똑같은걸 보면서도 서로 이해하는게 다른거지.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기도 하고. (심지어 내가 그쪽 언어로 말해주고 있는데!!) 다른 사람과 일한다는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건지 새삼 깨달았어.


물론 그 와중에 배우는 것도 많고 재밌는 것도 많아. 그래도 그렇지 첫 수입인데 이렇게 다양한 난관이 몽땅 들어가있어도 되는건지 황당할 지경이라니까. 성분표를 미리 준비해달라고 지난 2월에 샘플 이미지까지 보내면서 얘기해뒀는데 아직도 안해두고 있다가 이제 달라고 하니까 일주일도 넘게 걸리는거야. 그동안 내가 부담해야하는 창고비는 점점 올라가고있고. 공장 등록을 해야한다고 해서 일주일 넘게 매달렸는데 알고보니 이미 같은 주소의 공장이 등록되어있어서 할 필요가 없는거였어.


다행이면서도 어찌나 허탈하던지.. 그 와중에 어떤 보존제 성분 하나가 한국에서 판매하는 식품에 사용 불가능하다고까지 하는거야! 물론 첨가량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그래도 심장이 철렁했어. 이건 정말 심각하면 다시 돌려보내야할 수도 있거든.


아아 왜 이렇게 다이나믹한지!


작년 12월부터 열심히 준비해서 5월이면 들여오고 판매할 수 있겠지 했는데 벌써 조금 있으면 6월이야. 그래도 재밌는건 뭔지 알아?


어휴 왜 이렇게 됐나

싶으면서도


뭐 그래봤자 창고비 좀 더 쓰고 돌려보내는 값 좀 손해보겠지 뭐

이런 생각이 드는거야.


돈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가장 쉬운 문제니까. 살면서 돈이 넘쳐났던 적은 한번도 없지만 오히려 마이너스에 대한 두려움은 상대적으로 덜한 것 같아. 어차피 없었는데 조금 더 없는게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하면서.


그리고 이 다사다난한 와중에 참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있어. 포워딩 회사 담당자분도 항상 밝고 정말 친절한 분이고 운송회사 이사님도 정말 친절하고 젠틀하게 내가 궁금해하는걸 잘 알려주셔. 이건 누구한테 물어볼까 저건 누구한테 물어볼까 답답한 마음에 여기저기 연락을 돌리면서 모든 답을 완벽하게 받을 수는 없더라도 마음 한 구석이 든든한 느낌이 있더라고.


이번에 들어온 와인들은 맛도 못보고 그대로 돌려보내야 할지도 몰라. 그럼 돈도 꽤 손해보고 기운도 빠지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든든한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걸 확인하게 된건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결국 잘 될거라는 막연한 생각도 있고.


다음에는 성분표도 먼저 받고 사업자 등록증도 먼저 받아서 확인한 다음 샘플 받고 진행할거야. 첫 시도에 수업비를 아주 물심양면으로 톡톡히 치르는 중! 한방에 고생한 만큼 다음에는 엄청 전문가처럼 할 수 있을 것 같아. 일이 영 안풀려서 가슴이 참 답답하면서도 즐거운 나날들이야. 이 두가지가 같이 공존할 수 있다는게 참 흥미롭다!



또 편지할게~!





재영 작가소개 최종.jpg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