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몸짓 속에서 | 시원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by 삶예글방


나은 님,

추운 날씨에만 느낄 수 있는 계절감 속에서 푸욱 – 하루를 누리고 오셨다니 다행이에요.


어쩌면 제일 걷기 좋은 날씨는 겨울이 아닐까요? 차가운 공기 속에서 마주하는 따스한 햇살 한 줄기가 어쩌면 겨울이 주는 가장 큰 계절감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저는 요즘 다시 정신없는 하루들을 보내고 있어요. 학교에서 인도네시아를 2주 동안 다녀오게 되었답니다. 법이라는 전공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법률 캠프를 진행하기도 하고, 인도네시아 현지 정부 기관 및 교도소도 방문해서 여러 법률적인 제언 및 현장 리서치를 진행할 거 같아요. 과연 저는 계속해서 법을 공부할까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의 시간이 어떻게 새로운 길로 이끌지 기대하고 있어요.

계속해서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글을 쓸 때만큼은 고요해진답니다. 지금도 친구들과 찜질방을 왔는데도 글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찜질방 한가운데서 노트북과 함께 글을 쓰고 있어요. 참, 신기하죠. 글이 주는 고요함을 푸욱 – 누리고 있답니다.



사랑에도 습관이 필요한 것은 사랑은 어쩌면 계속 연습이 필요한 행위이지 않을까 싶어요. 사랑을 참 많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계속해서 넘어지고, 또 사랑에 물음표를 가지며 나아가면서 ‘사랑은 뭘까’를 수 없이도 반복하죠. 인간에게 사랑은 가장 자연스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 라고 붙는 여러 행동들이 있지만, 또 그 사이에서 ‘사랑하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었던 행동들까지도 마주하며 살아가는 것 같아요.

체면이나 자존심을 세우지 않는 나은 님의 사랑 습관을 보며 제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어요. 괜히 알아줬으면 하고, 이해해줬으면 하는 마음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더욱더 마음이 좁아지는 모습이요. 더욱더 이해하려고 할수록, 사랑하려고 할수록 사랑하는 사람에게 불편한 마음들을 내비치게 되어요. 그래서 저의 사랑의 습관은 ‘물음’ 이에요. 계속해서 괜찮은지, 오늘은 어땠는지 물으며 상대의 하루를 궁금해하며 사랑의 습관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한답니다.


오늘 하루는 어땠어?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이 건넬 수 있는 가장 다정한 언어가 아닐까요?

나은 님의 따스한 답변을 읽으며 또 어떤 한 주를 보낼까 기대하게 됩니다. 나은 님의 소설도 매주 기대가 되고요. 위선자의 마을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에피소드들 사이에서 저의 모습을 발견하며 ‘물음표’를 하나씩 쌓아가고는 해요.

‘거칠고 엉성한 흔적들이 누군가의 곁을 향하고 감싸안는 장면’
너무 아름다운 문장이에요.
거칠고 엉성한 흔적들일지라도
누군가의 곁을 향하고 감싸 안는 다정한 몸짓을 반복한다면 어쩌면 우리의 글이 누군가의 곁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겨울의 계절감 속에서 따뜻한 문장들을 발견하며
마음 한켠이 따스해지는 하루입니다.

오늘은 또 하나의 반짝임을 발견하기를 바라며,
뒤척임 속에서 반짝임을 담은 채 편치를 보냅니다.
어쩌면 가장 다정한 몸짓일지도 몰라요.

오늘 하루도 다정한 몸짓 속에서 위로를 받기를 바라며


시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