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금엉금 걸어 나아가는 이야기
1월 31일 토요일 문장밥
터틀넥프레스 김보희 대표의 「 사업일기 」 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작은 조직에 속해 있다가 혼자 나와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 시작한 그 과정을 담은 1권을 읽고 있는데요, 공감 가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줄줄이 멈추어 조용히 소리내어 읽어보고 중얼거리며, 대화하듯 읽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저의 일기도 쓰게 되더군요.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빌릴까 말까 고민하던 중, 한 문장에 꽂혀 빌려오게 되었습니다.
느리더라도 어떻게든 원하는 방향으로 엉금엉금 걸어 나아가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 용기를 냈습니다.
저의 요즘을 보면, 이렇게 느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느릿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평소였다면 조급함을 느끼며 스스로를 재촉하거나 다그치곤 했을텐데, 그러지 않았습니다. 나의 속도를 이상하게도 이번만큼은 계속 기다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런 요상한 고집이 생기며 한켠에 '괜찮을까..?' 생각이 들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다 이 문장을 읽는데 앗, 하고 아 - 하며 잔잔하게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어젯 밤, 늦게까지 일하고 집에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하려 책상에 앉아 또 사업일기 책을 펼쳤어요. 이런 문장을 보았습니다.
회사에 다니던 때처럼 생각하지 않기. 관성대로 일하지 않기. 신입의 마음으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제가 아쳅토를 시작할 때 1년에서 2년이 지나며 가장 많이 했던 생각입니다. 책방지기 사생활실록✴︎ 이라는 브런치북으로 연재하며 그때의 마음을 적어두기도 했죠. 그 땐 두 사람이 함께 하나의 브랜드를 운영하니 그래도 조직의 느낌이 여전히 조금은 남아있었는데요, 지금은 오롯이 혼자 운영해야하니 더욱 이 문장이 깊게 와닿았습니다.
✴︎ 책방지기 사생활실록
맛보기 하시려면 1편 - 동업자가 출산휴가를 갔다
회사원 vs 독립노동 에 대한 소회 감상하시려면 10화 -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삶
아니 한달의 일을 이제 겨우 마무리 해가는 것 같은데 (아직 다 못함), 벌써 다음달이 다가왔어? 다음 달 준비는 아직 못했는데 어떡하지 (어서 해야지)
이런 마음으로 아침 달리기를 하며 마음을 다스렸습니다. 같은 마음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에 힘을 얻으며, 엉금엉금, 느리지만 기쁜 맘으로 하루를 살아내며 일하기.
느림과 멈춤 사이에서 경계를 뚜렷이 긋고 나아가고 싶습니다. 느리더라도 멈추진 않으면서요. 쉽게 멈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멈출 핑계를 주는 이유가 아니라 계속 가고 싶기 때문에 천천히 힘 닿는 만큼으로 갈 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