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폐허에서 생명을 찾는 일밖에 없다
3월 27일 금요일 문장밥
자본주의의 절정, 끝없는 성장을 향해 광속으로 질주하는 사회에서 삶을 지속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런 질문을 따라 이야기를 만들고, 철학책과 사회과학서를 찾아 읽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러다 어제 우연히 책방을 정리하다가 서가 한 칸에 비치해두고서 읽지는 못하고 있었던 책 한권이 저에게 가만히 말을 걸었습니다.
애나 로웬하웁트 칭의 「 세계 끝의 버섯 」 입니다.
6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으로 두껍고 큰 이 붉은 벽돌색의 책을 잠들기전에 매일 조금씩 읽어보자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날 전 지구적 풍경은 온통 이 같은 폐허로 뒤덮여 있다. 하지만 생명이 다했다고 여겨지는 이런 장소들도 여전히 생기 넘치는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 버려진 자산 들판asset fields은 종종 새로운 다종과 다문화의 삶을 생산한다. 전 지구적으로 불안정성이 나타나는 현실에서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이러한 폐허에서 생명을 찾는 일밖에 없다.
폐허에서 생명을 찾는 일,
사람들이 몰려 성장을 도모한 곳엔 그 자연의 기력과 사람의 쓸모가 다한 후 폐허처럼 망가지고 소외되는 '버려진 자산 들판'이 된다는 것을 참으로 많은 도시와 사람들, 또 자연의 모습을 보며 느껴왔습니다. 책을 통해 마주하니 더 실감이 되었지요. 그렇게 인간이 쓰다 버리듯 남겨진 폐허에서도 새로운 생명과 문화의 삶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지점에서 저는 호기심이 생겼지요.
송이버섯을 따라가다 보면 환경 교란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우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송이버섯을 따라가며 새로운 삶의 생존 방식, 망가지고 어지러운 혼돈의 사회에서도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내디딜 첫걸음은 다시 호기심을 갖는 것이다.
저에게 말을 걸듯 호기심을 가질 수 있게 다가와준 이 책이 참 고맙습니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두근대는 기분을 느껴보네요. 설레는 맘으로 금요일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