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에서의 릴랙스 이야기.
피아노를 칠 때 가장 골치 아픈 이야기를 하나 해봅니다. 바로 ‘릴랙스’란 단어인데요. 설명을 위해 알렉산더 테크닉의 개념을 빌려와 최대한 쉽게 표현해 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릴랙스란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가장 설명하기 위해 알렉산더 테크닉의 개념을 빌려 설명하겠습니다.
알렉산더 테크닉의 목적은 결국에는 몸의 인지력 (예를 들어 지금 내 발의 상태가 어떤지, 내 목의 상태가 어떤지 등) 혹은 조절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인 교사분들의 수업을 통해 우리의 몸을 훈련하다 보면 느껴지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몸이 시원해지는 느낌인데요.
일상생활에서 이것저것 신경 쓰느라 잔뜩 긴장했던 몸을 회복시키기 위해 알렉산더 테크닉 작업을 하면 근육, 인대, 관절 등이 이완되며 부드러워지곤 합니다. (하물며 몸이 이완되며 편안해지니 마음 또한 이완되고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알렉산더 테크닉을 가르쳐 준 선생님의 말을 일컬으면, 몸이 시원해진다는 느낌은 우리의 뇌와 연결된 신체 부위의 감각 신경이 발달하는 것이자 이완되는 의미를 지닌다고 합니다. 저는 알렉산더 테크닉을 훈련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근육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느끼는 수준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빠르고 강하게 느낍니다.
그렇다면 피아노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답은 Yes!입니다. 피아노도 똑같습니다.
피아노 앞에서 릴랙스란 결국에는 앞서 말한 ‘몸이 시원해지는 감각’을 느끼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피아노 테크닉을 알렉산더 테크닉의 말을 빌려 활용하자면 결국에는 ‘이완의 테크닉’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감각의 영역이기 때문에, 알렉산더 테크닉을 해보신 분들은 이 말의 뜻을 바로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피아노를 치지만 알렉산더 테크닉을 모르시는 분들은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라고 하실 겁니다.
그렇다면 달리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근육은 대부분 길이가 짧아지는 즉, 움켜쥐는 작업이자 긴장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헬스를 하는 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피아노 앞에서는 이것이 도움이 될까요? 아닙니다. 피아니스트들의 움직임을 보면 움켜쥐기보다 오히려 피아노를 향해 길게 뻗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알렉산더 테크닉의 디렉션을 약간 응용하면 ‘손가락과 손가락이 연결된 팔근육이 길어지고 넓어진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온몸의 길이가 길어지고, 면적이 넓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피아노 앞에 적용하면 몸이 매우 시원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것이고, 이것이 피아노에서 말하는 가장 정확한 ‘릴랙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게 느껴지지 않으면 릴랙스가 되고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피아노 테크닉을 가르쳐주시는 분들은 이런 표현을 씁니다.
'건반을 칠 때마다 팔과 손가락이 마치 가볍고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손바닥과 손등이 유연해지고 넓어진다.'
그렇다면 이 느낌을 어떻게 하면 느낄 수 있을까요? 우선 피아노에서 행해지는 첫 번째 동작인 '앉기'를 살펴봐야 좋겠지요. 다음번 글에서 알렉산더 테크닉에서 알려주는 가장 자연스러운 앉기 자세 '좌골 앉기'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p.s. 제 경우 대략 3년 전부터 이 느낌이 오락가락했는데, 작년 7월 정도에 와서야 어떤 음을 치더라도 이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p.s.2. 피드백은 언제나 대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