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의 소지가 많습니다.
지난번 글에도 이에 대한 답을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입니다.
왜 그런지 다시 한번 전제부터 살펴볼까요?
전제 1: 땅을 딛고 나아가는 것처럼, 피아노 건반을 딛고 나아가는 것이다.
전제 2: 건반 바닥을 디딜 필요 없이, 건반은 저절로 올라온다.
이 2가지 전제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답변이 달라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전제별로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경우에는 손끝이 강한 것이 맞습니다.
우리가 걸어갈 때를 생각해 볼까요?
알렉산더 테크닉의 걷기 과정을 살펴보면, 뼈로 지탱한다는 표현을 합니다. 이는 다시 말하자면 발로 무게를 완전히 받아준다는 것으로 발이 단단하게 무게를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천천히 걸을 때 발뒤꿈치부터 발등, 발등관절, 발가락 순으로 앞으로 나아가죠? 그때 무게감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확인해 보면 아실 겁니다.
온 무게를 발 뒤꿈치부터 받을 때 무겁게 느껴지만, 다른 부분은 상대적으로 가볍습니다. 하지만 발가락 쪽으로 가면서 앞으로 나아가면 발가락 쪽이 상대적으로 무겁게 느껴집니다. 발 뒤꿈치는 상대적으로 가볍고요.
피아노 앞에서도 똑같습니다. 피아노를 칠 때, 걷는다과 똑같다고 가정하면 우리의 손은 [손의 뒤꿈치 -> 손등 혹은 손바닥 -> 손등관절 -> 손가락 관절 -> 손끝] 순으로 갑니다. 이때 손끝이 우리의 팔무게를 지탱하기 때문에, 손끝이 무거운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다음 음을 치기 위해 손끝으로 건반바닥을 힘차게 디뎌서 옮겨지는 것입니다.
발레리나를 생각해 보시면 더욱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발끝 하나로 서 있으려면 발끝에 온 몸무게가 쏠려서 발끝이 강하게 느껴지겠죠? 이러한 관점에서 손끝도 동일한 관점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측면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꼭 건반 바닥을 강하게 디디고 갈 필요가 있을까요? 과연 인위적으로 손끝을 강하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
제 경험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건반은 땅과 달리 올라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건반의 특징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손끝이 강한 것이 올바르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물론 팔무게를 과정 자체는 똑같습니다. Case1과 동일하게 팔의 무게는 [손의 뒤꿈치 -> 손등 혹은 손바닥 -> 손등관절 -> 손가락 관절 -> 손끝]으로 갑니다. 하지만, 계속 손끝으로 건반을 계속 누르고 있을 경우, 건반이 빠르게 올라올 기회를 주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건반의 액션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오히려 건반 바닥을 느낀 뒤 빠르게 손끝이 가볍게 하는 것이 더 피아노를 치기 쉬움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피아노 건반이 없는 상태에서 피아노 치는 자세를 취하고, 피아노 건반을 칠 정도로만 팔을 아래로 내려보세요. 그 정도의 느낌이 피아노 치고 난 후에 구현되면, 손끝이 강할 필요가 없는 셈입니다.
그래서 도대체 뭐 어쩌라는 말이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에너지를 아끼는 것이 더 저에게 적절하므로 Case 2를 기반으로 피아노를 훈련합니다. 그게 저한테 맞았고요. 하지만 어떤 분은 Case 1을 따라가실 수도 있습니다.
결국 손끝이 강해도 되고, 손끝이 가벼워도 된다는 거죠. 이게 진짜 결론입니다. 단 위의 2가지 전제가 이해가 되어야만 하지요.
그렇다면 갖가지 의문들이 드실 겁니다. 손끝이 강해도 되고, 가벼워도 된다면 관절은 강해야 되는지 부드러워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을 겁니다. 팔무게를 지탱하는데 관절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니까요.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글을 다음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