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이 아플 때, 그 부분에만 집중해서 함몰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알렉산더 테크닉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 분들한테 다르게 질문합니다. 예를 들어 발이 아프다고 하면, 발 이외에 다른 곳에 대해 물어봅니다. 손은 안 아프냐고 말입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의외로 깜짝 놀라요. 그만큼 너무 아픈 곳에만 집중한 나머지, 다른 신체 부위는 생각도 못하는 거예요."
알렉산더 테크닉 수업을 들었을 때 기억에 남는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피아노 앞에서 작업할 때 정말 큰 오해를 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 준 말이었습니다.
실제로 비전문가와 전문가의 차이를 한 번 살펴볼까요? 피아노 테크닉의 관점에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가령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 둔해지는 문제를 당면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피아노를 치는 비전문가들의 경우에 경우, 손가락이 빨리 움직이기 위해 '손가락'에만 온 집중을 다해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손가락과 연결된 기관들에 대해서도 같이 체크합니다. 손가락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드는 요인이 어디서 오는지 체크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레슨을 대단히 잘하시는 분들의 경우 '관찰'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관찰을 통해서 어느 부분이 장애물로 작용하는지 살피는 겁니다.
제 경우에도 알렉산더 테크닉을 만나기 전까지는 상체에만 국한하여 체크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물론 손가락과 연결된 팔근육, 어깨 근육까지 함께 고려했지만 골반, 다리와 발의 상태까지는 생각해보지 못했죠.
그러나 알렉산더 테크닉을 수강하면서 피아노를 칠 때에 다리와 발의 편안함도 같이 체크해 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실제로 다리와 발의 상태에 따라서도 손가락의 움직임이 미묘하게 차이 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몸 구석구석 느끼는 섬세함 + 하나의 요소가 전체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통합적 인식의 깊이가 더해질수록 피아노를 치는 것이 더 편안해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결국에는 누적 시간 + 올바른 정보 + 인내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F.M. 알렉산더가 해왔던 작업이 어느 정도 체계가 잡히기까지 무려 9년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9년이라는 시간 동안 올바른 추론 과정과 핸즈온 작업들을 통해 필요한 정보들을 찾아냈죠.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포기하지 않는 태도도 보여준 것입니다. 마음이 급해질 수도 있었을 법도 하지만, 끝까지 여유를 가지고 찾아 나선 것이지요. 결국 성공했고 말입니다.
피아노를 칠 때에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는 문제가 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 뇌에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훈련을 반복하여 많은 시간을 누적해야 하고, 자신의 생각대로 발전하지 않는 것을 받아들이는 인내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만일 선생님이 곁에 계신다면 시간을 어느 정도 단축할 수 있지만, 혼자서 할 경우에는 경험상 적어도 10년은 필요합니다.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식의 폭이 넓어질수록 피아노를 치기 쉬워지며, 이를 위해 시간 + 정보 + 태도가 필요하고, 적어도 10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 글은 손끝과 관절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손끝과 관절 또한 근육들처럼 넓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다뤄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