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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원PD Dec 13. 2021

축구의 모든 것을 다 보여준 이틀

[2021 FA컵 결승 &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축구도 모두 끝났다. 지난 주말, 소설이라고 해도 믿기 힘든 극적인 명승부 2편을 끝으로.

겨울이라는 계절과 어울리는 축구라고는 하지만, 우리에겐 이제 긴 겨울, 축구는 없다.


마지막이라는 두 편의 드라마는 말 그대로 드라마. 모든 것을 걸었던 팀들은 하얗게 불태웠다.

2개의 매치, 하나는 최정상의 자리를 놓고 펼친 영광의 대결. AFC본선 직행이 걸려 있었다면...

또 다른 맞대결은 다시 지옥처럼 힘겨운 2부리그 강등이라는 부담 속에 펼쳐지는 매치였다.


토요일에 펼쳐진 우승 대결, 영광을 향한 FA컵 결승 2차전부터 만만치 않은 매치가 펼쳐졌다.

대부분 예측은 1차전 승리팀이자 1부리그 팀 대구FC의 우승으로 향했고, 뭔가 시시해 보였지만..

사상 초유의 경기가 펼쳐지며 2부리그 팀인 전남이 FA컵 최초의 자이언츠 킬링을 완성했다.

최초의 2부리그 우승팀, 최초의 1차전 패배팀의 우승, 역대 결승 최대 득점팀의 우승까지.

축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역전과 동점의 연속이 이어지며 한 경기에 너무 많은 것이 담겼다.


이어진 일요일 매치는 승강 플레이오프, 1부 리그에서 내려갈 위기에 놓인 강원의 홈 경기였던 2차전.

1차전에서 승리한 2부리그의 승격 후보팀, 대전에게 유리한 경기가 예상됐고, 선취골도 대전이었다.

하.지.만. 드라마는 여기부터, 말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강원은 필요했던 3골을 모두 성공시킨 것.

경기 끝까지 추격은 이어졌지만, 끝내 더 득점하지 못한 대전, 오히려 추가골을 내주며 무너져 버렸다.


축구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대역전극. 이틀 연속 이런 경기가 펼쳐진다는 걸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어쩌면 늘 우리에겐 다소 소외된, 또 그 "재미"가 덜하다고 평가받는 콘텐츠였던 K리그,

이틀 동안 펼쳐진 이 승부는 그 모든 것들을 한번에 무색하게 만들었고, 다가올 2022시즌을 기대케 한다.

큰 관심이 없더라도, 축구를 잘 모르더라도, 특정 팀을 응원하지 않더라도...

누구라도 빠져들만한 승부를 펼쳤던 4팀, 2경기. 12월의 축구는 우리 K리그의 희망을 보여준 순간이다.


다가올 겨울, 이 감흥을 잘 이어간다면, 2022년의 축구는 새로운 희망을 만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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