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by 각두건



방 한 칸에는

하이얀 구름이 부서져 내린 하늘빛을

방 한 칸에는

우리의 입맞춤을 닮은 분홍빛을



알록달록 예쁜 나무집을 짓고 살자던

나의 철없는 설렘을

너는 다 들었구나



그런데 너의 속삭임은

나의 꿈결에 닿질 못했나봐



마침내 둑이 무너지고 폭포가 쏟아져

땅과 바다의 끝을 뒤섞는 그때에

나는 닿지 못할 손을 뻗으며 울었다



해안가에 서 있는

반틈만 지어진 알록달록한 집이 아파서



차는 쉼없이 달렸다



산산이 부서져 조각난 나는

저 뒤에 있는데

투명한 울음소릴 내며 창문에 매달린 나의 영을 옆에 앉히고



너는 계속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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