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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위안을 주는 것들에 대하여

by 유리구슬

눈을 떴을 때 내 방 안을 밝혀주는 햇빛, 귀에 들려오는 새소리가 나의 아침을 알린다. 눈앞에 보이는 건 하얀색의 벽지뿐. ‘오늘도 내게 하루가 주어졌구나’ 생각한다. 일어나서 따뜻한 물 한잔을 마시며 피아노 반주곡을 튼다. 오트밀을 데우고, 그릭요거트에 내가 좋아하는 블루베리를 올려먹는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음식으로 시작하는 하루는 평화롭다. 위안을 받고 시작한 하루. 오후의 시간들은 질투하는지 아침과는 전혀 다른 세계 속에 살았다. 그렇게 평화를 찾아볼 수 없는 곳에서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아침의 세계로 다시 되돌리고 싶었다. 운동을 하고 난 뒤에 마트로 향했다. 과일을 구경하다가 무화과를 품에 앉고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좋아하는 기타곡들을 들었다. 코로 들이마시는 밤공기들이 나를 위로한다. 내게 위안을 건네는 것들은 대개 공기, 소리, 빛들이다. 아침의 공기가 내 마음을 상쾌하게 해주었고 밤의 공기는 잔잔하게 한다.

얼마 전에는 오후의 전쟁을 치르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오늘이 나의 꿈을 이루는 날이 될 줄도 모르고 말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LP를 들었다. 청음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영화관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재생되기를 기다리는데 너무 설레는 나머지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청음을 도와주시는 직원분은 태어나서 처음 LP를 듣는 사람의 설레는 표정은 본 것이다. 노래가 시작된 순간 내가 있는 곳이 꿈의 도시가 되었다. 분명히 내가 꿈꾸던 이상이 내가 있는 공간의 현실로 맞춰지는 순간이 있었다. 행복한 일이었다. 내게 위안을 주는 소리에 대해 한 가지 더 말하자면 나는 소리가 깨지는 옛날 음원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올드팝을 좋아한다. 아날로그 시대의 치직거림과 울림이 내게 위안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