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들은 음반] 이모(Emo)의 추억

《The All-American Rejects》

by 김성대


미국 록 밴드 올 아메리칸 리젝츠AAR의 핵심 멤버는 두 명이다.


무대에서 인엑시스 티셔츠를 입곤 한 타이슨 리터보컬·베이스는 AC/DC와 푸 파이터스를 좋아했고 드럼, 키보드, 프로그래밍까지 맡은 재주꾼 닉 휠러는 일곱 살 때 데프 레퍼드의 《Hysteria》를 듣고 기타를 잡았다. 닉은 데프 레퍼드 외에도 본 조비, 포이즌도 좋아했는데 <The Last Song> 같은 곡에서 그의 팝 메탈 취향을 확인할 수 있다.


멀티 트랙 레코더MTR로 일찍부터 멀티 녹음 지식을 쌓은 닉은 이후 데스크탑으로 작곡을 시작해 다양한 드럼 루프와 멜로디 편곡까지 익혔다. 이모Emo계의 초기 대표 밴드들을 다수 배출한 도그하우스Doghouse Records를 통해 나온 이 셀프 타이틀 앨범엔AAR는 2003년 초 드림웍스와 메이저 계약을 맺었다. 저들이 오클라호마 주 시골에서 키워온 음악 애정이 응축되어 있다.


특히 2000년대 초 빌보드 모던 록 차트에서 상승세를 탄 이후 주야장천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Swing, Swing>은 미국 펑크·이모 전문지 『A.P.』 독자 투표 ‘이달의 베스트 앨범’에서 10위권을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전형적인 라디오 지향 싱글이었던 <Swing Swing>은 발표 당시 이십 대였던 나도 시도 때도 없이 들었던 곡이다.



그렇게 발매 직후부터 십 대 코어 팬들과 메인스트림 팬 모두로부터 지지를 받은 본작이 전하는 메시지는 거의가 청춘의 불안정한 심정, 연인과의 이별 예감에 관한 것들이다. 열 번째 트랙 <Happy Endings>가 암시하듯 요컨대 “실연 치료용” 앨범이라고 하면 대략 맞겠다.


작곡과 연주에 바쁜 닉이었을 테니 가사는 자연스레 타이슨이 맡은 걸로 보이는데, 그의 모든 노랫말은 실제 경험에 기반한 것이라고 한다. 거기엔 당시 기준으로 1년 전 헤어진 여자친구와의 추억에 빚진 닉의 멜로딕 기타도 한몫 했다.


힘들었지만 멋진 음반으로 완성되었으니까요. 가사는 굳이 열심히 생각하지 않아도 단어들이 저절로 떠올랐습니다

타이슨 리터


일본 평론가 우에노 타쿠로는 레이블 메이트였던 겟 업 키즈를 닮은, 이모 고유의 “새콤달콤한 질주감”<One More Sad Song>을 들어보자.을 앞세운 앨범 전반의 압도적인 팝 센스를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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