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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Nov 22. 2016

Brotherhood of the Snake

메탈리카를 뛰어넘은 테스타먼트의 역작


필요하고 나름 의미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각종 구분짓기에 종종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다. 단 세 명의 기타리스트에게 모든 영광을 돌리는 지쓰리(G3)나 한 두 명의 거물이 모든 걸 대변하는 무슨무슨 양대산맥처럼 분야 및 장르를 대표할 만한 사람들을 틀 짓는 이 관행은 그러나 자칫 거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고수들이 배제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지금 소개할 테스타먼트라는 밴드 역시 메탈리카, 슬레이어, 메가데스, 앤스랙스를 묶어 부르는 이른바 빅포(Big4) 카테고리에서 제외되면서 이상하리만치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한 막강 스래쉬메탈 밴드이다. 데뷔작 ‘The Legacy’ 때부터 29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단 한 순간도 스래쉬메탈 영역에서 벗어난 음악을 해본 적이 없는 순도 200% 스래쉬메탈 밴드. 수 십 년을 한 우물만 파온 그 순수성만으로도 이들은 해당 영역에서 일찌감치 발을 뺀 메탈리카보다 좀 더 관심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팀이다.


테스타먼트를 꾸준히 지켜봐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들은 슬레이어의 데이브 롬바르도(드럼)가 가세했던 세기말 앨범 ‘The Gathering’ 때부터 계속 좋은 앨범을 내왔다. 이는 마치 ‘The New Order’와 ‘Practice What You Preach’가 일찌감치 확보한 스래쉬메탈 전성기적 테스타먼트 전성기에 맞먹는 것이었다. 또 다른 슬레이어의 드러머였던 폴 보스타프가 합류해 만든 ‘The Formation of Damnation’도 그랬고 스트래핑 영 래드의 데빈 타운센드가 사랑한 드러머 진 호글란이 공식 스튜디오 멤버로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Dark Roots of Earth’와 이번 신보 ‘Brotherhood of the Snake’ 역시 마찬가지다. 그 음반들은 올뮤직 필자인 톰 쥬렉의 표현처럼 공격적인 헤비 리프를 미끼로 낚아올린 탁월한 소리의 초상화, 바로 그것이었다.

스래쉬메탈계의 찰스 바클리인 테스타먼트의 11번째 앨범 ‘Brotherhood of the Snake’는 시작부터 정면돌파를 노린다. 단 세 곡을 빼고 보컬리스트 척 빌리(작사)와 기타리스트 에릭 피터슨(작곡)이 모두 써낸 이 압도적인 작품의 첫 곡 ‘brotherhood of the snake’는 ‘centuries of suffering’과 함께 이번 앨범이 가진 특징 즉, 진 호글란의 산사태 같은 블래스트 비트와 미드 템포로의 전환 또는 전개, 그리고 올해로 쉰 넷에 이른 척 빌리의 매서운 그로울링을 모두 들려주는 트랙이다. 싱글 성향이 강한 ‘the pale king’의 파워 그루브는 스래쉬메탈 팬들이 마음껏 헤드뱅잉 할 수 있도록 친절한 멍석이 되어줄 것이며, 박진감 넘치는 ‘neptune’s spear’의 기타 멜로디는 이런 장르 음악에선 잊기 십상인 감성의 낙원으로 당신을 안내해줄 것이다. 앨범에서 가장 헤비한 ‘seven seals’의 코러스 멜로디, ‘born in a rut’의 창백함, 언젠가부터 테스타먼트 음악의 뼈대로 자리잡은 진 호글란이 곡 분위기를 떡 주무르듯 하는 ‘black jack’ 등 테스타먼트의 이번 음반은 최소한 2000년대 헤비메탈계 마스터피스로 남을 확률이 높다.


신작을 전면에서 이끈 에릭 피터슨은 이번 앨범을 테스타먼트가 전에 한 적 없는 스래쉬메탈이 담긴 앨범, 심지어 슬레이어의 걸작 ‘Reign in Blood’에까지 빗대며 자신들의 최고작이 될 것이라 단언했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는 이 앨범을 들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Brotherhood of the Snake’는 정말 잔인할 정도로 매혹적인 기적 같은 스래쉬메탈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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