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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을 뜨겁게 달굴 K-Pop의 진군

by 김성대

연습생 과정, 싱글 또는 앨범과 함께 데뷔, 각종 무대 소화, 팬덤 형성, 재충전 후 컴백. 케이팝 아이돌은 대략 이 궤적을 따라 형성, 존재해 왔다. 지난해까지도 그랬고 또 2025년에도 그럴 것이다. 그중 여기서 살펴볼 지점은 마지막 ‘재충전 후 컴백’으로, 푸른 뱀의 해에만도 이미 만만치 않은 빅 네임들이 앞다퉈 복귀를 예고하고 있다. 우선 반가운 이름은 3년여 전 소속사와의 계약이 끝나면서 해체했던 여자친구다.




‘오늘부터 우리는’의 임팩트를 잊을 수 없다. 록과 댄스팝의 퓨전에 최적화된 시원스러운 안무는 대형 기획사 출신이 아니고서도 비범한 걸그룹으로 우뚝 설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대표 사례였다. 하지만 여자친구는 ‘마의 7년’까지 버티지 못한 채 결국 좌초한다. 멤버들 중 은하, 신비, 엄지가 비비지(VIVIZ)라는 이름으로 팀을 짜 재기를 노리기도 했지만 이전만큼의 관심을 끌진 못했다. 그리고 맞은 데뷔 10주년. 여자친구가 한 번 더 뭉친다. 이들은 오는 1월 6일 신곡을 먼저 내놓고 스페셜 앨범 ‘Season of Memories’를 일주일 뒤 발매 하기로 했다. 앨범 발매 뒤엔 1월 17, 18, 19일 3일간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콘서트를 열고 3월엔 일본, 대만, 홍콩에서도 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오랜만에 여자친구의 힘찬 군무를 보게 되리란 생각에 팬덤 ‘버디’는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1월엔 여자친구뿐 아니라 데뷔 11주년을 맞는 GOT7도 미니 13집 ‘WINTER HEPTAGON’으로 새 시동을 건다. 2021년에 JYP를 떠난 이들은 이번 미니 앨범을 위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았다고 한다. 보이밴드 중엔 블락비도 완전체로 새 앨범을 예고하고 있고, 걸그룹에선 2월 3일 발매 예정인 세 번째 미니 앨범 ‘IVE EMPATHY’를 티저로 공개한 아이브와 월드투어를 전제한 블랙핑크가 컴백을 알려와 글로벌 차원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이브의 음악적 내지는 케이팝 걸그룹으로서 위치상 분수령이 될 ‘IVE EMPATHY’는 지난해 발매한 ‘IVE SWITCH' 이후 약 9개월 만의 작품이다.


허나 역시 케이팝 팬들의 관심은 어도어, 뉴진스 이슈로 지난해 진땀을 뺀 하이브에게 단비 같은 존재일 BTS의 완전체 컴백에 쏠려 있다. 오는 6월 21일 슈가가 소집해제 되면서 비로소 멤버 모두가 병역을 마치는 것인데, 그러나 알려졌듯 슈가의 음주운전 건으로 팬들의 바람과 달리 당장의 완전체 무대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는 소속사 측에서도 밝힌 바로, 아무래도 아미들은 멤버들의 내년 정도가 돼서야 온전한 BTS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때까진 멤버들의 솔로 활동 관전으로 만족해야 할 듯.



그룹뿐 아니다. 컴백은 솔로들도 줄을 서 있다. 먼저 (여자)아이들의 민니는 2025년 1월 중에 솔로작을 발표할 계획으로,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를 빛내준 노래 제목처럼 팬들은 ‘꿈결 같은’ 그녀만의 감성과 음색을 곧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좀 더 무게감 있는 여성 아이돌 컴백이라면 단연 리사다. 리사는 2월 말 솔로 앨범 ‘Alter Ego’를 발매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해 공개해 좋은 반응을 얻은 ‘Rockstar’와 90년대 팝록 밴드 식스펜스 넌 더 리처의 ‘Kiss Me’ 코러스를 인용한 싱글 ‘Moonlit Floor (Kiss Me)’를 포함한 솔로 앨범 발매를 앞두고 리사 본인은 “제가 얼마나 다양한 걸 소화할 수 있는지 놀라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비쳤다. 소속 레이블 RCA의 최고 운영 책임자인 존 플렉켄슈타인의 말대로 “지구상에서 가장 큰 팝 스타 중 한 명”이 된 그녀가 과연 이번 앨범으로 “세계 정복”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컴백은 세대도 불문이어서, 특히 2세대 남성 아이돌 출신 솔로 음악가들이 간격을 두고 기지개를 켤 눈치다. 먼저 샤이니의 온유가 1월 6일 미니 앨범 ‘CONNECTION’으로 돌아온다. 한때 목 통증을 겪으며 눈에 띄게 살이 빠져 팬들을 걱정시킨 일이 언제였나 싶게 온유는 2025년에도 바쁜 행보를 소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마치 “난 행복해”라는 가사로 끝나는 근래 싱글 ‘만세’의 기운을 이어갈 기세랄까. 샤이니보다 2년 선배인 빅뱅 출신 지드래곤도 지난해 폭풍 관심 속에 치른 7년 만의 컴백을 세 번째 솔로 앨범으로 연결한다. 총 여덟 곡을 담을 것으로 보이는 작품엔 자신을 괴롭힌 미디어를 정조준했던 ‘Power’, 태양과 대성이 피처링한 ‘Home Sweet Home’도 포함된다.



아울러 케이팝 아이돌의 본가인 SM엔터테인먼트 솔로 아티스트들도 잇달아 컴백을 예고했는데, NCT의 마크와 텐이 올해 각각 솔로 데뷔작과 솔로 2집을 내놓는다. 마크의 경우 애초 2월 중에 발매할 계획이었지만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부득이 4월로 발매 일정을 변경하게 되었다고 소속사 측은 밝혔다. 이와 함께 레드 벨벳의 슬기가 미니 2집을, 엑소의 카이는 네 번째 미니 앨범을 내놓으며 각자 푸른 뱀의 해를 자신들의 음악으로 유혹할 예정이다. 또 한 명 컴백이 기대되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0세대 아이돌’인 서태지다. 그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 때 서태지컴퍼니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시국과 일상에 관해 이야기를 푼 뒤 “나는 또 돌아올 테니 너무 염려 말고 모두 모두 아프지 말고 신나는 25년을 맞이하길”이라고 쓴 만큼, 잘만 하면 올해 안에 싱글 하나 정도는 기대해봄직한 여지를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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