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스탠리가 큰 인기를 끌었다. 스타벅스와 협업해 출시한 텀블러의 경우, 가격이 6만원이 넘었음에도 아침부터 오픈런이 벌어졌다. 고작 텀블러에 그 정도 가격이라니! 캠핑용품 브랜드 스탠리가 미국인들 사이에 유명해지게 된 건 바로 아래 틱톡 영상 덕분이다.
https://youtube.com/shorts/RTwuhXxk7E0?si=vbaau7UV3aTqg2ZM
그런데, 캐리어계의 스탠리로 자리잡아가는 신생 브랜드가 있다. 가방 업계의 거인인 샘소나이트와 아메리칸 투어리스터 사이에서 살아남은 줄라이(July)다. 2022년에는 창업 4년 만에 호주 국가 대표팀의 '2024 파리 올림픽' 공식 캐리어로 발탁되기도 하며 매일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줄라이의 시작
줄라이는 2018년 7월 호주에서 시작되었다. 창업자는 리차드 리(Richard Li)와 아단 디다스칼루(Athan Didaskalou). 두 창업자는 이미 성공한 사업가들로, '시장의 문제점 파악해 해결하기'가 주특기였다. 한 스타트업 행사에서 만나 여행 이야기를 하며 친해졌고, 자연스럽게 사업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여행 가방 시장을 대충 훑어만 봐도, 경쟁자가 별로 없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한 회사, 한 브랜드가 모든 걸 다 하고 있으니까요." - 아단 디다스칼루, 줄라이 CEO, 2023년 포브스 인터뷰에서
이들은, 샘소나이트가 꽉 잡고 있는 '여행 가방 시장' 카테고리에 들어가기 힘들다는 생각 대신 소비자의 선택지가 좁아 소외된 시장이라 생각했다.
"여행 가방은 소외된 카테고리였어요. 캐리어가 필요하면 백화점 3층 구석으로 가야 했어요. 점원도 고객에게 딱히 뭐가 필요하냐고 묻지 않고 다짜고짜 제품을 권했죠. 색상 옵션은 3개~4개밖에 없고요. 그런 상황을 바꾸고 싶었어요." - 리차드 리, 줄라이 CEO, 2023년 포브스 인터뷰에서
마음이 맞은 두 사람은 바로 '사용하기 편한 여행 가방'을 만들기 위한 창업 준비에 들어간다.
여행 가기 좋은 7월에 브랜드를 론칭하여 이름도 7월을 뜻하는 July가 되었다.
브랜드를 고민하는 방식
둘은 기존 캐리어 브랜드 리뷰를 4,000개 넘게 살펴보며 소비자들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분석했다. 수백 명의 사람과 논의하고 리뷰를 살펴 여행 가방의 수많은 요구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했다. 이렇게 2019년 7월, 마침내 최초의 아이템인 Carry-on 가방이 출시했다. 캐리어에 충전 기능을 넣은 게 특징이었다.
이제 줄라이는 여러 종류의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단순 캐리어뿐 아니라 보스턴백, 백팩, 패킹 셀 등도 포함된다.
브랜드 차별점
1. 충전 기능
이동 중에도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과 노트북 충전이 가능하다. 표준 USB 및 USB-C 포트를 포함해 동시에 3개의 장치를 충전할 수 있어 공항에서 충전기를 찾느라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내장 배터리는 모든 항공사 및 공항 안전 규정을 준수해 모든 여행에 대해 승인받았다.
"사람들은 여행할 때 평소보다 휴대폰을 더 많이 사용해요. 휴대폰이 반나절 만에 꺼진다니까요. 그래서 배터리를 캐리어 안에 집어넣었어요. 이동 중에 휴대폰과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도록 했죠."
- 리차드 리, 줄라이 CEO, 2023년 포브스 인터뷰에서
2. 맞춤형 핸들
개인의 키에 맞춰지는 핸들로, 25가지의 높이 옵션을 제공한다.
3. 튼튼한 케이스
줄라이는 제품력 뿐 아니라 마케팅도 뛰어나다. 앞서 본 캐리어를 깔아뭉개는 영상 등으로 시선을 끈다. 캐리어를 살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튼튼함'인데 100% 우주항공 등급 독일 폴리카보네이트로 케이스를 만든다. 충격이나 잘못된 취급 및 일반적인 손상으로부터 보호되고, 모서리는 둥글어 외부 충격을 잘 흡수한다.
4. Laundry Bag
내장된 방수, 냄새방지 세탁가방은 속옷 등 착용했던 물건을 숨기고, 나머지 옷은 깨끗하고 보송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5. 바퀴
줄라이의 캐리어에는 다리 하나에 바퀴가 두 개씩 달려 있어 지면이 울퉁불퉁해도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대부분의 경량 캐리어는 다리 하나에 바퀴가 하나라 가방이 쉽게 흔들리지만, 보다 안정적이고 모든 표면에서 쉽고 조용하게 미끄러진다.
6. 이니셜 서비스
줄라이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도 제공한다. 여행 가방에 이니셜을 추가할 수 있으며, 약 100개의 언어를 11가지 글꼴 스타일과 28가지 색깔로 선택할 수 있다. 한자, 라틴어, 이모지까지 가능하다. 2022년부터는 반려동물 사진을 캐리어에 새겨주는 서비스도 시작했으나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Writer's Note
캐리어에 대해 이렇게 고민해 본 적이 있을까? 공항에서 충전기를 찾아 헤매는 것도, 바퀴 소리가 덜그럭거리는 것도, 핸들의 높낮이가 맞지 않아 불편하게 들고 다녔던 것도 ‘으레 그렇다’고 생각하며 불편함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런데 줄라이의 캐리어를 알고 나니 어떤 가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질이 달라질 것만 같다. 캐리어를 끌고 공항을 걷는 내 모습이 좀더 가볍고 소음이 나지 않아 품격을 높여줄 거 같은 느낌.
보통 브랜드는 고객의 목소리에 집중하지만, 줄라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현상에 대한 목소리뿐 아니라 잠재 니즈를 파고들어 '왜 이런 캐리어가 없을까?'하는 질문을 통해 불편을 해소한다. 바퀴 소리가 나지 않게 만들고 충전 기능을 넣고, 이니셜 각인 기능까지 넣어 진정 원하는 제품으로 몰랐던 니즈를 채운다. 마치 스티브 잡스가 선보인 수많은 애플 제품처럼, "나에게 이런 게 필요했어!"하고 깨닫게 되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