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규리 Jun 14. 2024

요즘 매료당한 레스토랑, 심퍼티쿠시

"어디 갈까? 뭐 먹을까? 각자 찾아보고 리스트 올릴까?"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약속 장소를 정하는 건 때때로 일이 되기도 한다. 예약이 되는지, 후기는 어떤지, 대화하기에 적당 한 지에서부터 어떤 메뉴가 시그니처인지 등 고민해야 할 게 만만찮다.


그런데 요즘 나는 어떤 사람들과의 모임이든 마음 편하게 '심퍼티쿠시'를 제안하고 있다. 모든 지점에서 만족스러운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올해 알게 된 음식점 브랜드인데 벌써 방문만 다섯 번째. 제안한 횟수는 열 번을 넘는다. 이 브랜드는 누가 만들었고, 왜 이렇게 매력적인지 파보고 싶어졌다.


심퍼티쿠시의 시작

심퍼티쿠시는 2017년 말 현대자동차를 다니던 박준혁과 유상 대표에 의해 설립되었다. 두 사람은 회사 입사 동기로, 연수원에서 같은 팀으로 조별 과제와 합숙을 하며 가까워졌다고 한다. 유상 대표는 창업에 대한 열망이 있었고, 자본과 네트워크를 배우기 위해 글로벌 대기업에 입사했다고 한다. 박준혁 대표는 입사 당시만 해도 사업을 고려하지 않았지만, 1년간 고민 끝에 도전하려면 지금이라는 생각으로 공동창업을 결심했다. 두 사람은 재직 중 심퍼티쿠시를 창업했고, 처음에는 일과 사업을 병행하려 했으나 유상 대표는 창업 2개월 만에 퇴사해 사업에 전념했다.

(좌) 유상, (우) 박준혁 대표


브랜드명

'심퍼티쿠시'는 헝가리어 'szimpatikus'에서 유래한 단어로, '호감 가는', '매력적인'이라는 뜻을 지닌다. 박준혁 대표는 책에서 이 단어를 발견해 브랜드명으로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일상에서 지치고 힘들 때 와인 한 잔 하며 "아, 좋다-"라고 느낄만한 공간을 만들고자 한 고민을 담았다.

심퍼티쿠시 가로수길 외관


성장과 변화

심퍼티쿠시 1.0 : 캐주얼 와인바

심퍼티쿠시의 초창기 컨셉은 '캐주얼 와인바'였다. 2017년 창업 당시만 해도 와인을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았다. 고급 와인을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와인 리스트를 간소화하고, 와인의 가격을 36,000원으로 균일하게 설정했다. 한남점, 경복궁점, 역삼점이 이때의 매장들이다. 부담스러운 테이스팅 요청 등은 일절 하지 않았다.

심퍼티쿠시 1호점 : 한남동


심퍼티쿠시 2.0 : 캐주얼 다이닝

심퍼티쿠시는 '캐주얼 다이닝'으로 리브랜딩 하며 현재 가로수길, 용산, 서울역, 성수점의 4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가격대를 조금 올리면서도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음식 가격도 초기에는 만원대로 유지했으나,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면서도 적정한 가격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유러피안 요리를 아시안 스타일로 재해석한 파인캐주얼 레스토랑으로, 들기름 마요 알배추 샐러드, 매콤 곱창 파스타, 차돌 고사리 파스타, 고추오일 명란 크림 파스타 등 한국 식자재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서울역에서 주문한 들기름 마요 알배추 샐러드


지점별 스페셜 메뉴

심퍼티쿠시는 특정 지점에서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통해 다양한 지점을 방문하도록 유도한다.


용산점: 화이트라구파스타, 전복리조또, 아귀 튀김, 코코넛프렌치토스트

서울역점: 참치 타르타르, 백골뱅이&청어알 리조또, 오레오 프렌치토스트

성수점: 비프 타르타르, 곱창김 버터 파스타, 시가롤, 샹그리아, 토마토&부라타 치즈

가로수길점: 항정살구이&곤드레 리조또, 버터 스카치 브라우니, 치즈버거롤


또한 다른 매장 방문 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주문 키오스크를 통해 제공해 타매장 방문을 유도한다.



Writer's Note

올해 가장 많이 방문한 공간 브랜드이자, 어쩌면 가장 좋아하는 와인바 레스토랑이 되어버린 심퍼티쿠시. 와인바를 찾는 이유가 와인이 되기보다 '음식'일 때가 많다. 놀라운 것은 처음부터 음식에 강점이 있는 브랜드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일반기업 출신의 두 대표가 며칠간 요리를 배워, 집에서 하는 것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의 메뉴를 제공하며 시작했다. 점차 사업이 성장하면서 셰프를 섭외해 음식을 보강했다.


기업에 다니던 두 사람이 창업해, 이제는 음식으로 감동을 주는 브랜드가 되기까지. 심퍼티쿠시는 '수준 높은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방향성을 잃지 않으며 꾸준히 진화해 왔다. 소비자로서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심퍼티쿠시를 찾고, 나아가 한식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해 개선해 나가는 수많은 사업가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영감을 준다. 시작부터 완벽한 성공기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금 특별한 비누, 한아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